'귀환' 우크라 의용군의 고백…"남는 것은 자살행위"

"1시간가량 이어진 폭격…10여 발의 미사일"
  • 등록 2022-03-20 오후 10:28:44

    수정 2022-03-20 오후 10:39:33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우크라이나에 ‘국제 의용군’으로 참여했다가 돌아온 프랑스인이 자신이 직접 목격한 전쟁의 참상을 털어놓았다.

20일 연합뉴스는 우크라이나 서부 야보리브 기지에서 의용군으로 활약한 알랭 베이젤 씨(57)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영화 제작자이기도 한 베이젤 씨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야보리브 기지에서의 끔찍했던 기억을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를 통해 털어놓았다.

베이젤 씨는 참전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옛 소련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주권 국가를 침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파시스트적 행태에 분개했다고 밝혔다.

(사진=이근 전 대위 인스타그램)
폭격 전날 야보리브 기지에 도착한 베이젤 씨는 이곳에 영국, 스페인, 뉴질랜드, 미국, 폴란드, 프랑스 등 다양한 국적의 의용군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야보리브 기지는 폴란드와 가까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군을 훈련하는 장소로,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집결하는 곳으로 쓰이고 있다.

기지에 짐을 푼 다음 날 아침 일찍 눈이 떠진 베이젤 씨는 담배를 피우려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가 오전 5시 30분께 귀가 먹먹해지는 커다란 폭발음을 들었다.

파괴적인 폭발 소리에 잠을 자고 있던 동료들은 잠옷 차림으로,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뛰쳐나왔다.

두 번째 미사일이 떨어졌을 때는 불길이 하늘로 치솟아 대낮처럼 사방이 훤했다고 한다. 참호에 숨어 들어간 베이젤 씨의 기억에 폭격은 1시간가량 이어졌고 10여 발의 미사일이 떨어졌다.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마리우폴의 어린이 병원.(사진= AFP)
한 50대 영국인은 폭격이 잦아든 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모두가 이해했으리라 본다”며 “기지를 떠나고 싶으면 지금 떠나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베이젤 씨를 포함해 50여 명이 앞으로 나섰다.

그는 “무기도, 탄약도, 전쟁을 치를 준비가 된 부대도 없이 남아 있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았다”면서 자신처럼 우크라이나를 나가겠다고 손을 든 이들의 4분의 3은 직업군인 출신이라는 점에 놀랐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는 남성 400여 명이 있었는데 이중 무기를 소지한 사람은 60∼70명뿐이었다. 베이젤 씨를 비롯해 2주간의 훈련을 앞둔 다른 사람들은 무기를 받지 못했다.

(사진=로이터)
베이젤 씨 등을 태운 버스가 떠나고 10분 뒤 야보리브 기지는 두 번째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35명이 숨졌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18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의 해군특수전단(UDT/SEAL) 소속 예비역 해군 이근(38) 전 대위도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의용군을 결성해 출국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11일 이 전 대위와 일행 2명은 여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으며 이후 여권 무효화 등 행정제재 절차에 들어갈 것을 시사했다.

지난 16일엔 근 전 대위와 함께 출국했던 2명이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른 자가격리 기간이 끝나는 대로 경찰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다시 뭉친 BTS
  • 형!!!
  • 착륙 중 '펑'
  • 꽃 같은 안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