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與?국회野!)한나라, 프리미어리그에서 배워라

내부의견 조율 안된 한나라당..당론 무색
개인보다는 팀의 승리를 위하는 스타들의 정신 배워야
  • 등록 2005-12-05 오후 3:41:32

    수정 2005-12-05 오후 3:41:32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최근 우리 국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한 박지성 선수와 이영표 선수가 그 주인공들이다. 세계적인 축구 명가에서 `젊은 엔진`으로 뛰고있는 박지성 선수나 세계 언론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는 이영표 선수의 경기모습을 조금이나마 더 보기위한 우리 국민들의 눈물나는 노력이다.

세계적인 축구리그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하며 제대로 한 몫 해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벅차오른 가슴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이 프리미어리그를 유심히 살펴보면 참 희한한 것이 하나있다. 월드컵에서 환상적인 골을 보여줬던 다양한 스타일의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들이 한 팀에만 모이면 이상하게도 개인적인 플레이는 극히 자제한다는 점이다.

분명 자신이 골을 넣을 수도 있는 순간임에도 자신보다 더욱 확실한 기회를 가진 옆 선수에게 기꺼이 패스한다. 그리고는 말한다. "나의 승리보다는 팀의 승리가 더 중요하다"고.

이런 프리미어리그를 보면서 최근 8.31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 입법에 대응하는 한나라당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지난 29일 서병수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여당이 종부세 6억원을 고집하면 한나라당의 감세법안 몇 개는 받아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도 "종부세 과세 대상을 현행 9억원에서 여당안인 6억원으로 내릴 수도 있다"면서 "대신 감세법안 등을 관철시키겠다"고 말했다.

야당의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는 정책위 의장이 언급한 만큼 많은 언론은 서 의장의 이 발언에 주목했다. 가뜩이나 우리당의 8.31 대책 후속입법 처리와 한나라당의 감세안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을만한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황은 바로 몇 시간 뒤에 바뀌고 말았다.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은 같은 날 기자 브리핑을 통해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종부세 세대별 합산은 이미 금융종합소득세법에서 부부합산과세도 위헌으로 판결난 만큼 명백한 위헌"이라며 "동일세대라고 해서 합산하는 경우에는 엉뚱한 부작용을 나을 수 있으며 별개의 소득주체임에도 불구하고 다만 세대가 같다고 해서 합산하는 것은 부동산 세제에 대한 연좌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뒤이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도 당론에 `배치`되는 소신발언들을 내놨다.

엄호성 의원은 "세대별로 합산하게 되면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부모나 자식의 집 때문에 종부세를 내야 하는 부당한 상황이 생긴다"며 "이는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연좌제"라고 밝혔다.

또 김정부 의원은 "부동산 안정이라는 정책적 목적이 있어도 국회에서 위헌 법률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세대별 합산에 대한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힌다"며 명확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심지어 원희룡 의원은 "과세기준을 6억으로 내리는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면서 "정책위에서 종부세 과세대상 기준 하향조정 여부를 포함해 중산층 보호와 서민육성,(부의)재분배 등을 고려해 전향적으로 활동해주기 바란다"며 오히려 종부세 강화에 찬성 입장마저 보였다.

결국 한나라당이 이미 지난 7월에 초안을 마련해 8.31 부동산 대책 하루 전인 지난 8월 30일에 확정했다는 당론은 개별의원들의 소신발언으로 무색해졌다.

급기야 일부 여당과 일부 언론에서는 한나라당이 혹시 당론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여당의 입장에서선 기다렸다는 듯이 "한나라당은 무당론 정당"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자 이혜훈 한나라당 제3정책조정위원장은 "내가 말하는 것이 곧 당론"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이는 곧 이번 사태에 대한 한나라당 지도부의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위원장은 또 "정책위 의장이 말한 것은 전적으로 사견"이라며 "정책위 의장도 인터뷰에서 몇 번이고 사견임을 전제로 했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도 의장 개인의 사견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뷰 내용을 다시 확인한 결과 그 어디에도 `사견임을 전제`로 한 대목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 위원장이 거짓말을 한 것일까? 아마도 서병수 정책위 의장이 사견을 전제로 했기를 바라는 지도부의 다급한 마음이 강하게 발현된 듯 싶다.

어쨌든 이후 이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기존의 당론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했고 급기야 서병수 정책위 의장도 지난 1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재확인 해주기까지 했다.

현재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일단 조용하다. 종부세와 감세안 연계를 시도하다 혼쭐이 난 터라 섣불리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는 않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일단은 `서민을 위한 감세안 5개`와 `불요불급한 정부예산 삭감`에 주력하며 종부세에 집중된 시선을 돌리고 한 템포 쉬어가자는 제스처인 듯 싶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은데다 여당이 `일치단결`한 모습으로 국회 통과를 준비하고 있어 한나라당의 피해가기 전략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전 세계 각국에서 날고긴다는 스타플레이어들이 가득한 프리미어리그에서 선수 개인이 스스로의 욕심과 생각만으로 팀의 승리를 그르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결정적인 순간, 팀의 승리라는 대의를 위해 기꺼이 개인적인 영광을 포기하는 전통이 지금의 프리미어리그를 있게 했다는 것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한나라당의 8.31 부동산 대책 후속입법을 둘러싼 당의 내분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영역에서 소위 스타급이라고 할 만한 의원들이 `소신`만으로 당론을 저버린 처사는 분명 경솔한 일이었다. 제1야당으로서 내부 교통정리부터 끝낸 후에 여당의 안과 협상을 하든 밀어붙이든 하는 것이 순서다.

제집 단속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당론마저도 무시되는 정당이라면 이미 그 정당의 앞날이 그리 밝지 만은 않을터다. 서로 골을 넣으려 다투다가 팀의 승리는 커녕 되레 팀의 패배를 자초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나라당의 스타플레이어들에게는 팀의 승리가 곧 자신의 승리라는 프리미어리그 정신이 절실한 듯 싶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우리 엄마 맞아?
  • 개더워..고마워요, 주인님!
  • 공중부양
  • 상큼 플러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