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 공략기-LG전자)②도약의 디딤돌, 셀룰러폰

  • 등록 2003-11-25 오후 12:16:22

    수정 2003-11-25 오후 12:16:22

[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edaily 이의철특파원] 샌디에이고 인근 카멜 마운틴에 위치한 전자제품 전문점인 서킷시티 매장. 서킷 시티는 미국 전역에서 전자제품을 파는 일종의 전자제품 양판점이다. 미국내 45개주에 걸쳐 약 6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각 코너별로 TV,오디오,셀룰러 폰 등의 최신제품들이 현란하게 전시돼 있다. 매장의 특징은 제품군별로 테마전시를 하고 있다는 점. 특히 서킷시티가 자체적으로 선정한 대표상품들은 항상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배치된다. 셀룰러 폰 코너엔 5대의 셀룰러 폰이 대표상품으로 전시돼 있다. 이중 3가지가 한국산 제품이다. LG전자 모델이 2개, 삼성전자 모델이 1개씩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밖에 모토롤라와 노키아의 제품이 각 1개씩이었다. 매장담당 직원 케빈은 "LG전자 카메라폰(모델명 VX6000)은 카메라의 화질이 뛰어나고 디자인이 빼어나다"며 마치 LG전자 직원처럼 선전에 열을 올렸다. 서킷시티 같은 전자 양판점은 여러회사의 제품을 같이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상품별 내부경쟁이 치열하다. 납품하기까지도 어렵거니와 납품을 한 후에도 매장 전면에 배치되기 위한 경쟁이 불꽃튄다. 전시되는 자리에 따라 월간 매출이 10%씩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제조업체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눈에 잘띄는 곳에 전시되고 싶지만 그게 그리 만만치 않다.서킷시티가 엄정하게 평가한 기준에 의해 베스트 셀러 상품들만이 전면에 전시되는 영광을 안는다. LG모바일휴대폰즈(샌디에이고 법인)의 이엽 부장은 "LG 카메라폰이 전면에 전시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잘팔린다는 뜻"이라며 "냉정한 고객들로부터 매일매일 테스트를 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한다. LG전자는 올해 미국시장에서만 총 1000만대의 셀룰러폰을 판매할 계획이다. CDMA폰 시장에선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판매대수보다 중요한 것은 LG전자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우선 언론들의 평가.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근 LG전자의 카메라폰 VX6000에 대해 "카메라 기능 뿐만 아니라 게임 벨소리 데이터서비스 등 다양한 흥미거리를 제공한다"며 "주머니속의 보석"이라고 극찬했다. 지난 7월 타임지는 VX6000을 "이번주의 제품"(Gadget of the Week)으로 소개했으며 최근 발행된 비즈니스위크도 LG전자의 카메라폰을 표지모델로 사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LG전자를 세계 휴대폰 업체의 "떠오르는 별"로 평가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지난달 발표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LG전자는 노키아 모토롤라 등 세계 유명 휴대폰업체들을 모두 제치고 1위에 랭크됐다.이 조사는 미국내 소비자 2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디자인과 기능,사용성,배터리,내구성 등 5가지 항목에 걸쳐 만족도를 조사한 것이며 LG전자는 121점을 얻어 1위를 마크했다. 삼성전자가 117점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일본의 산요가 116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듯 카메라폰 VX6000은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공전의 히트를 쳤다.지난 6월 미국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후 고작 5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11월말 현재까지 약 150만대가 팔렸다.말 그대로 "물건이 없어서 못팔고 있다"(LG모바일폰즈 이엽 부장)는 것이 LG전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LG전자의 셀룰러폰이 미국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복합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은 바로 제품 그 자체였다. 미국 시장은 까다로운 시장이다. 모토롤라,노키아 등 월드플레이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그 어느 곳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게다가 지리적으로 광활하고 주정부마다 규제도 많아 셀룰러폰 난통화지역이 많다. 무선통신회사와 셀룰러폰간의 소프트웨어 충돌도 잦다. LG전자는 이같은 문제를 캐리어에 대한 밀착 관리로 해결했다. 공급선인 무선통신회사들의 지역에 지사를 두어 모든 기술적 문제를 전담토록 했다. 현재 LG전자는 캔사스의 스프린트,뉴저지의 버라이존, 애틀란타의 싱귤러, 시애틀의 AT&T 등으로 각 지역과 캐리어별로 해당지역의 지사를 통해 밀착관리를 하고 있다. 이를 총괄하는 곳이 샌디에고의 LG모바일폰즈다.지역별 캐리어로선 소프트웨어 충돌과 같은 기술적 문제들을 LG전자가 "알아서" 척척 해결해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탄탄한 내수 기반이다. 한국의 소비자들이 세계 셀룰러폰의 유행을 선도하다 보니 한국 시장에서 먼저 제품 반응을 타진한 뒤 미국 시장을 두드리는 안전 마케팅이 가능해진 것. 듀얼폴더,박막액정표시장치는 물론 카메라폰,비디오폰 등은 한국시장에서 먼저 히트친 상품들이다. LG전자의 앞으로 과제는 셀룰러폰에서 쌓아올린 이미지를 미국내 여타 전자제품의 마케팅으로 연결시키는 일이다. 사실 LG전자의 셀룰러 폰은 LG전자가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관문(gateway)과도 같은 상품이다. 현대인들에게 셀룰러폰은 거의 필수품화되고 있으며 셀룰러폰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해진 상품의 이미지는 다른 전자제품 구매에도 영향을 미친다. LG모바일폰즈의 황경주 부장은 "버라이존와이어리스와 공동마케팅을 벌이면서 유독 LG 브랜드를 강조하는 것도 이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뉴욕 맨하튼 스퀘어가든에선 그래미상을 수상한 유명 힙합가수 와이클레프 진의 깜짝 거리공연이 있었다.와이클레프는 트럭에 설치된 이동식 무대에서 즉석 콘서트를 열어 길가는 행인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 깜짝공연은 샌디에이고의 LG모바일폰즈가 기획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다.올드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유명한 전구쇼의 마지막은 항상 선명한 LG로고로 마무리된다. 최근엔 헐리우드 영화계시상식의 단골장소였던 LA윌튼극장을 후원하면서 극장명을 "LG윌튼"극장으로 바꾸었다. LG전자는 올해 "북미 LG브랜드 협의기구"를 결성했다. 셀룰러폰으로 쌓아올린 브랜드 이미지를 여타 전자제품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셀룰러폰의 성공경험을 어떻게 발전시키는 지,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한 LG전자의 "전략적 마케팅"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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