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과 함께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인 5선의 설훈 의원과 3선의 김민석 의원이 경쟁한다. 또 당내 `청년 그룹`인 이동학 전 최고위원이 도전장을 내밀며 총 9명의 선수가 당 대표 자리를 두고 예선전을 펼친다.
사실상 이 의원과 `비명`(비이재명)계의 구도가 형성되면서 이 의원을 제외한 후보들의 연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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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두고 한 달여간 `침묵`을 유지해오던 이 의원은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후보 등록 기간에 맞춰 국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도전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후보 등록 첫날인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이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민주당이란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며 “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겠다. 그 첫 시작이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난 3·9 대선과 6·1 지방선거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 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불출마론`에 목소리를 높인 반명·비명계에 대한 맞대응이었다.
특히 계파 갈등의 중심 쟁점에 대해 “`계파공천`, `공천학살`이란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한 이 의원은 시스템 공천을 강화해 공정하게 진행할 것을 약속했다. 22대 총선에서 `친명`(친이재명) 위주의 계파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그는 “많은 분이 저의 정치적 미래를 우려하며 당 대표 도전을 말렸다. 저 역시 개인 정치사로 보면 위험한 선택임을 잘 안다”면서도 “사즉생의 정신으로 민심에 온몸을 던지고, 국민의 집단지성에 제 정치적 미래를 모두 맡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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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의 기류가 우세한 상황이지만 이변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새로운, 젊은 리더의 필요성을 주창하며 세대 교체론을 앞세운 `양강양박`(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의 지지도에 따라 전당대회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는 평가다.
뜻과 비전을 공유하는 만큼 97그룹의 `단일화`가 곧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97그룹이 연합하고 비명계가 힘을 합치면 이 의원의 압도적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중진인 설훈 의원과 김민석 의원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반(反)이재명 체제`를 기치로 출마한 설 의원은 친문(친문재인)·친낙(친이낙연)계의 지지를 전폭적으로 받고 있다. 이 의원이 출마한 뒤 한 시간 후에 출마 기자회견을 연 설 의원은 “대선과 지선에서 연이어 참패했지만 반성도 혁신도 하지 않은 채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며 이 의원을 겨냥해 발언하기도 했다.
김 의원의 경우 지난 대선 당시 정세균 전 총리를 도운 경험에 SK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 시절을 거쳐와 전통적 지지자들에게 인지도도 높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김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 조사에서 이 의원 다음인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후보 등록이 반려될 가능성이 큰 박 전 위원장 또한 `이변의 카드`가 될 수 있다. 이 의원의 출마에 대해 끊임없이 반대를 외쳐온바, 비명 간 연대가 이뤄질 시 이 의원에 대한 대항마를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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