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립극장이 2009년 처음으로 선보인 NT 라이브(National Theatre Live)는 영미권 연극계 화제작을 촬영해 전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2014년 3월 국립극장이 처음 도입해 매 시즌 4~5편씩 지금까지 총 20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10월 상영작 두 편은 고전 희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시라노 드베르주라크’(10월 14~17일 총 4회 상영)는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2019년 1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런던 플레이하우스에서 초연한 최신작이다. 원작은 프랑스 작가 에드몽 로스탕(1868~1918)의 희곡이다. 유난히 큰 코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시라노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 낭만적 러브스토리이다.
‘예르마’(10월 16~18일 총 3회 상영)는 2018년 국립극장에서 첫 상영한 작품이다. 속도감 넘치는 연출, 빌리 파이퍼의 흡입력 있는 연기력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스페인 출신의 시인 겸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1898~1936)의 비극 3부작 중 하나로 아이를 갖지 못해 좌절한 여인이 폐쇄적인 사회로 대변되는 남편과 대립하는 내용을 담았다.
영 빅 시어터가 제작해 2016년 초연 후 2017년 재공연한 프로덕션이다. 연출을 맡은 사이먼 스톤이 원작의 줄거리만 남기고 배경을 현대 런던으로 옮겨와 새롭게 각색했다. 시적인 전개가 특징인 원작과 달리 이번 작품은 시와 노래가 아닌 일상의 언어를 사용해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주연을 맡은 빌리 파이퍼는 이 작품으로 2017년 로런스 올리비에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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