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AOL타임워너, 합병 2년의 현주소

  • 등록 2002-02-04 오후 4:11:22

    수정 2002-02-04 오후 4:11:22

[edaily] 2년 여전인 2000년 1월 10일 아메리카온라인(AOL)은 역사에 남을만한 놀라운 발표를 했다. 바로 타임워너와의 합병을 선언한 것이다. 타임워너는 주간지 타임과 포천 등 64개 잡지를 비롯, 워너그룹의 영화 및 음악사업까지 소유하고 있는 거대 미디어 그룹이었다.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선언은 1600억달러 규모의 "결혼(marriage)"이라는 표면적인 의미 이외에도 전세계 1위 온라인 포털업체와 미디어업계 거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합병사의 회장으로 취임한 스티브 케이스 대표이사는 합병사가 엔터테인먼트와 뉴스, 그리고 인터넷 등 그야말로 "모든 소비자들의 삶"에 침투하겠다고 선언했다. 타임지는 당시 "이동전화와 텔레비전, 컴퓨터, 자동차, 심지어는 냉장고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누구와도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하나의 데이타 네트워크에 묶이게 될 것"이라고 쓴 바 있다. ◇야심찬 발언..기대 못미치는 실적 케이스 회장의 이런 야심찬 발언은 그러나 점차 수그러들었다. 지난해 AOL타임워너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고작 6% 오른 380억달러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세전수익은 목표치인 30%에 크게 못미치는 18%의 성장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더욱이 AOL타임워너의 수익창출 방식은 전형적인 "올드 미디어(old media)"와 같은 것이었다. 다시말해 광고 수익에만 매달렸던 것. 그 결과 지난해 경기침체로 광고시장 또한 축소되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추격 또한 본격화됐다. MS는 AOL의 온라인 고객들을 야금야금 빼내가기 시작했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추세를 반영, AOL의 투자등급을 기존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합병의 시너지 효과 있었나? 합병당시 케이스 회장이 주장했던 대로라면 인터넷계에서 지배적인 AOL의 위치와 타임워너의 효과적인 마케팅툴이 결합,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양사간의 크로스 마케팅(cross-marketing)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사의 합병은 워너브러더스와 뉴라인시네마가 영화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한 기반이 되긴 했다. 워너와 뉴라인시네마는 지난해 영화시장에서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 등의 흥행을 통해 22%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AOL측은 "해리포터"의 온라인 마케팅이 지난해 25억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해리포터"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의 총액은 8억8800만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광고에 매달리는 올드 미디어적 속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AOL이 안고 있는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AOL은 지난해 유니레버,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웬디스 등과 광고캠페인을 공동으로 벌여 오긴 했지만 계약이 끝난 대형업체들은 현재 추가 계약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AOL의 광고에 의존하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광대역과 무선..AOL의 숙제 그렇다면 AOL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할 것인가. 웹사이트 고객 빌링서비스 개발업체인 엘라코야 네트웍스의 CEO인 론 세지는 "AOL 합병의 개념은 타임워너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컨텐츠 전반에 걸친 파워를 인터넷이라는 채널을 이용해 배분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AOL은 우선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컨텐츠의 배분을 위해 광대역(broadband)이라는 인프라를 확보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세가 광대역으로 바뀌어 가면서 AOL은 미국내 2600만 가입자를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특히 케이블 사업자들이 번들로 낮은 가격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AOL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 따라서 전화선(dail-up) 고객을 광대역으로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만 AOL은 이들을 너무 빠르게 광대역쪽으로 몰고갈 필요는 없다. 아직까지 전화선 인터넷 접속사업은 돈이 벌리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무선세계의 도래도 AOL에게 또다른 도전의 환경을 제공한다. 합병이후 AOL은 "어디서나 AOL(AOL Anywhere)"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대대적으로 내걸어 왔다. 지금까지 이 전략은 어느정도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OL은 AT&T 와이어리스, 스프린트 PCS, 보이스스트림 등과 계약을 맺고 이같은 전략을 전개해 왔다. 현재 AOL은 "AOL 모바일 커뮤니케이터"라는 계산기 사이즈의 검은색 장치를 판매하고 있다. 이는 AOL 회원들이 이동기기로 이메일과 인스턴트 메신저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사업이 조기에 수익원으로 정착된다면 AOL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수익을 내자" 합병으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AOL의 현재 목표는 "수익을 내자"는 것이다. 지난 1월 30일 레빈 회장은 "AOL은 AOL타임워너 변혁의 한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수익성 확보라는 완성을 향해가고 있다는 말인만큼 AOL의 행보에 여전히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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