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한인)아팔루사 전우진이사(하)

  • 등록 2003-01-21 오후 2:28:45

    수정 2003-01-21 오후 2:28:45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상편에서 계속)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무엇인가? △하이리턴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하이리스크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중의 하나가 리스크를 현실화시켜 놓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회사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리스크는 부도다. 만약 이 회사가 부도가 나면 그 때는 이미 리스크가 제로(0)가 된다. 부도보다 더 이상 나빠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투자자 입장에선 부도가 났을 때 회수할 수 있는 리턴은 얼마나 되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최대한의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를 가정해 이같은 리스크를 안더라도 리턴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면 투자하고 그렇지 않으면 투자안하는 것이다. 그 순간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기업의 회복 가능성이란 것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닌가? △물론이다. 업종의 특성도 봐야 하고 단순한 회계장부뿐만 아니라 이것 저것 다 봐야 한다. 그래서 하드코어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금흐름이다. 무선통신회사의 경우 가입자 1인당 자산가치가 3000달러라는 통계가 있다. 가입자 1인당 평균 4년 동안 가입한다고 가정해서 4년 동안 벌어들일수 있는 매출액과 마진율을 감안하면 총 영업이익이 나온다. 예를 들어 총 가입자수 100만명인 무선통신회사가 부도위기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가입자 외에 건물과 그외 자산을 종합해서 총 자산을 구할 수 있다. 부도가 난 것을 가정해서 가입자들중에서 60%가 회사를 옮긴다면 가입자로 인한 자산 규모는 12억달러다. 그런데 이 회사의 부채는 10억달러다. 그렇다면 투자할만한 기업이 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회사가 처해있는 상황 즉 채권의 우선순위나 법적 제도적 제한 등을 따지는 것은 필수다. -미국의 금융기관에 오래 종사했고 또 한국의 금융기관(LG증권 서울 본사에서 1년, 뉴욕 사무소에서 1년씩 2년 근무했다)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는 데 한국과 미국의 증권회사에 차이점이 있나? △많다(웃음). 가장 큰 차이점은 미국의 경우 큰 틀은 회사에서 정하지만 대체적으로 개인의 재량권을 인정한다. 펀드매니저라면 자신이 운용할 수 있는 펀드의 규모가 있고 이에 대한 권한은 전적으로 개인에게 있다. 따라서 수익률이 좋게 나오면 그 성과 보상은 개인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사내규정도 있고 선후배관계도 있고 과장 부장 이사 이런식의 직급도 있다. 물론 재량권이야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이같은 벽들이 개인의 재량을 가로막지 않나 싶다. 미국의 금융기관의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이런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책임도 크다. 수익률이 저조하면 바로 레이아웃이다. 반면 한국은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재량권이 많아지면 그만큼 리스크도 따르는 것 아닌가. 개인적 리스크 말고 회사의 리스크 말이다. △그것을 견제하기 위한 투명성 장치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금융기관 같은 경우 1년에 2주일 이상 반드시 휴가를 가야 된다. 휴가를 간 동안 회사에서 파일도 열어보고 규정대로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로서의 하루 일과는 어떤가? △하루 일과라기 보다는 1주일 단위로 일이 정해지는데 월요일 출근해서 금요일 퇴근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주말엔 비교적 자유롭게 릴렉스한다. 출근시간은 보통 아침 6시 30분이고 저녁 7시 정도에 퇴근한다. 그러나 집에 가서도 단말기에서 눈을 뗄 수 없고 특히 시차있는 한국이나 유럽물에 투자한 경우 휴식을 취할 수 없다. 그러니까 월요일 출근하면 금요일 퇴근 하는 것이다(웃음).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개혁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긍정적이라고 본다. 금융시스템 개혁에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몇가지 우려되는 점은 있다. 예를 들어 급속히 부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신용카드 분야 등이다. 또 부동산 거품도 있다고 본다. -어떤 점에서 우려하나. △가계가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서 부동산에 많이 투자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는 상관없지만 내려갈 경우 은행의 대출회수와 맞물리면 가계의 압박이 심화될 수 있다. 이는 곧 은행이 부실화되는 요인이다. 또 소액대출의 경우 은행 모니터링 시스템에서도 잡히지 않는다고 들었다. 카드빚으로 내수 경기가 살아나면서 한국 경제가 비교적 잘 버텨왔지만 올해의 경우 미국 경제의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진다면 한국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내수로 경기를 진작시키는 것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고 본다. -최근 불거진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시장이 북한 핵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라크 문제가 해결되고 미국이 북한 핵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면 보다 빨리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기본적인 컨셉은 대화외엔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이라크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본다. -화제를 잠깐 돌려 미국 경제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다. 미국 경제는 올해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나. 디플레이션 리스크는 없는가? △국채금리 전망이나 금리인상 시기, 디플레이션 리스크 모두 연결돼 있는 개념인 데 미국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을 보일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부시 대통령의 감세안도 경기부양책으로서의 효과가 있을 지 불투명하다. 현재 미국 기업들은 과다한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인력감원으로 생산성은 아주 높아진 상태다. 이익도 증가추세다. 발생하는 이익이 다시 투자로 환원돼 고용을 늘리는 방식으로 선순환된다면 긍정적이다. 기업의 이익이 가계의 수입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배당이나 늘리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면 오히려 경제엔 역효과가 날 것으로 본다. -월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들이 승진이나 인사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지 않나? △월가는 수익률로 말하는 곳이다. 인종차별 성적차별에 대해선 상당히 민감하다. 10년전이라면 그런 차별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월가는 돈많이 벌어오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다 설명되는 곳이다. 지금 월가에 직업을 구하는 한국교포 2세들은 언어장벽도 없다. 아니 오히려 한국말을 잘 못한다. 만약 승진에서 밀리거나 한다면 스스로의 경쟁에서 지는 것이지 그외의 장벽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쪽에서 근무하고 싶은 의향은 없나? △생각은 있다. 그러나 특별히 찾아보지는 않고 있다. 금융쪽 특히 채권분야에서 일한 지가 10년이 훨씬 넘는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 한국의 금융기관들에게도 다소 기여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요즘 뉴욕에 나와서 미국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한국계 보험회사들의 역량은 상당한 수준이다. 우리와 거의 차이가 없다. 분석도 수준급이고...그런 점에선 뭐 기여할 부분도 많지도 않은 것 같고(웃음). -연봉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말해줄 수 있나? △내가 얼마 받는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은 곤란하고 추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말해주겠다. 미국에서 아이리그의 MBA 졸업해서 금융업에 처음으로 직장을 구하면 첫 연봉이 대체로 10만달러다. 여기에 연말엔 10만달러 정도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그리고 3년 정도 지나면 그때부터 개인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아팔루사 같은 경우 3년 후엔 성과에 연동된 스톡옵션이 주어진다. 이건 정말 천차만별인데 수익률이 좋으면 수백만달러도 된다. -일을 즐기는 편인가? △월요일에 출근해서 금요일에 퇴근하니 즐긴다고 볼 수 있다(웃음). 월가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두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는 데 하나는 생존을 위해서 일하는 부류다. 또 하나는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전자와 후자는 얼굴에서 차이가 난다. 전자의 경우 일단 오래 버티기가 힘들다. 일을 즐기지 못했다면 지금까지 버티지도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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