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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북쪽 레바논과의 국경 지역에서 반경 4㎞ 이내에서 산발적으로 교전을 벌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직후엔 총격전에 그쳤지만, 이후 포격전을 벌이며 전투가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전날 레바논 국경 2㎞ 이내 28개 마을의 민간인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으며, 전날에 이어 이날도 헤즈볼라 군사 시설 등을 겨냥해 포격을 가했다.
CNN은 “아직까진 레바논 국경에서의 교전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비하면 미미한 규모지만, 지난 주말 이후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심각한 무력충돌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이란을 비롯해 수많은 국가들을 전쟁에 끌어들이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또 “저항은 헤즈볼라의 행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다른 전선이 열릴 것”이라며 “저항세력이 있는 곳에서의 확전은 이스라엘의 지리적 지도를 바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정치적 해결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며 “다른 전선으로의 확전 가능성이 피할 수 없는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썼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다른 전선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지난 14일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레드라인’으로 규정하고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는 등 직접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 및 발언들은 하마스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의혹을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우리는 저항 세력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고, 그들 스스로 결정한다”며 배후설을 부인했다.
이란 또는 헤즈볼라의 개입이 현실화하면 미국의 참전 역시 불가피하다고 CNN은 내다봤다. 현재 미국은 확전을 막기 위한 억지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은 지난주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를 중동에 추가 파견한 데 이어, 이날 병력 2000명을 급파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직접 방문키로 하는 등 외교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과 헤즈볼라의 개입 가능성을 낮게 보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크네세트(의회) 연설에서 “이란과 헤즈볼라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 우리를 북쪽(레바논 국경)에서 시험하지 말라”며 개입을 경계했다. 이어 “이미 이전에 했던 실수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며 “이번에 당신들이 치러야 할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