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획)②지주회사체제, 일반 투자자는 어떤 수혜?

배당중시· 분산투자 등 "단기 효과" 기대할 만
경영진, "운영의 묘"로 긍정효과 극대화해야
  • 등록 2003-02-13 오후 2:35:00

    수정 2003-02-13 오후 2:35:00

[edaily 박호식기자] 지주회사 체제는 기업 지배구조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대주주만의 문제"로 인식되는게 보통이다. 재벌개혁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대기업의 대주주인 재벌의 부작용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주회사 체제는 일반 소액투자자에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소액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높이는 것일까. 낮추는 것일까. 아니면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인가. 최근 수년동안 지주회사 체제를 표방한 LG, 동원, 풀무원, 녹십자 등의 사례에서 보듯 지주회사 체제의 사전단계로 사업부문과 투자부분을 분할하는 방안이 추진되면 주식시장은 대체로 호재로 인식한다. 지주회사가 체제가 추구하는 기업투명성 제고 등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목표외에도 배당 등 주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메리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더욱이 사업과 투자로 분야가 나눠지면 각 분야에서 자산효율성이 제고되기 때문에 실적 개선의 희망도 있다. ◇배당중시·분산투자 효과 "도움"..투명성·효율성제고는 "장기적 수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 우선 각 기업의 사업부문을 전문화하는 사업분할이 먼저 실시된다. 이럴 경우 높은 PER을 받을 수 있는 사업부문의 주가가 재평가되어 레벨업되고, 낮은 PER를 받는 사업부문도 집중화와 투명성의 논리가 적용돼 주가가 한단계 올라설 수 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PER가 높은 바이오사업과 상대적으로 낮은 일반 화학사업을 같이 영위하는 기업이 있다고 할때 대체로 주력사업인 화학업종의 PER를 적용받게 되어 평가절하된다"며 "회사가 분할하면 바이오사업은 고PER가 반영돼 주가가 상승하고 화학도 전문화 등에 따른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게 되는 원리"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배당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지주회사는 경영권 지배 목적으로 다른 회사 주식을 소유한 회사를 말한다. 지주회사는 고유의 사업영역을 가지고 있으면서 타기업을 지배하기 위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업지주회사와 고유의 사업영역을 가지고 있지 않은 순수지주회사로 나뉜다. LG 등은 대체로 배당과 이자만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순수지주회사의 형태를 띠고 있다. 김병수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지주회사가 주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수익은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이라며 "따라서 자회사에 배당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일반주주들의 배당수익도 높아지게돼 지주회사 주주들은 배당수익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 대부분을 소유하는 구조, 즉 비상장 자회사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지주회사 대주주들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지주회사와 사업 자회사들간의 회계가 지주회사의 연결재무제표로 집중되면서 음성적인 자금거래나 매출부풀리기가 제한돼 이익률 상승효과도 기대된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회계투명성이 제고되면서 그동안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지던 각종 음성적인 거래가 제한을 받게 된다"며 "특히 제품판매 과정을 복잡하게 함으로써 매출을 부풀릴 수 있었으나 이 부분이 줄어들며 외형보다 이익위주의 경영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지주회사 투자자들은 분산투자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지주회사에 투자함으로써 여러 사업별 자회사에 분산투자하는 셈이 돼 한 기업에 투자하는데 따른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 이같은 다소 직접적인 요인과 함께 지주회사 체제가 추구하는 투명한 지배구조, 전문화와 집중화, 금융기관의 대형화, 효율적인 자원배분 등이 가시화 될 경우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도보다 "운영의 묘"살려야..지배주주·경영진 "몫" 그러나 지주회사 체제가 가져다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 한계도 뚜렷하게 존재한다는 의견이 많다. 때문에 지주회사 제도보다 이 제도의 긍정적인 면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한상범 한국증권연구원 박사는 "주주들이 지주회사 체제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이라며 "그러나 지주회사 체제하에서도 지배주주들이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다면 지주회사 체제 이전의 부작용은 언제나 다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박사는 또 "배당문제와 관련해서도 지주회사 체제 자체가 일반주주들에게 반드시 높은 배당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며 "지주회사는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아 확보된 수익으로 다른 계열사의 사업을 강화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박사는 "결국 지주회사의 의사결정 전체를 포괄하는 정책결정상의 문제이지 지주회사체제=고배당의 등식이 반드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신한금융지주가 신한은행으로부터 중간배당을 많이 받았는데 이는 굿모닝증권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마련용이었다"며 "지주회사가 100%지분을 소유하지 않은 자회사의 경우 이익의 일정부분을 유보해야 하는데 배당을 많이 할 경우 자회사 주주들과 지주회사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어떤 지주회사나 자회사의 배당정책은 ▲대주주 및 일반주주의 지분율 ▲투자여력 ▲배당정책에 대한 경영진의 마인드 ▲외국인 지분율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험단계에 들어선 지주회사체제는 결국 지주회사 지배주주나 각 기업의 경영진들이 이 체제를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김병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업분할을 결의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 비핵심사업을 분할, 매각해 핵심사업에 집중한 경우가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며 "LG 등 지주회사 체제를 위한 기업분리의 경우 일부가 제한적인 상승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우증권이 지난해 기업분할을 공시한 기업중 24개기업을 조사한 결과 45.8%인 11개 기업이 기업분할 공시이후 기업가치가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휴넥스, LGEI, 남선알미늄, LG상사, 엔씨소프트(36570), 플레너스(37150), 현진소재, 화인텍, 씨크롭, 데코, 동양제과가 분할전후 시가총액 상승률이 시장지수보다 높아 기업가치가 증가했다. 이중 ▲비수익사업 부문을 분리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한 휴넥스, 남선알미늄 모두 기업가치가 상승했고 ▲유사한 유형으로 핵심사업 집중을 위해 비핵심사업을 분리해 계열사로 추가한 기업 12개중 6개(플레너스, 씨크롭, LG상사(01120), 화인텍, 엔씨소프트, 현진소재)의 가치가 상승했다. 반면 ▲사업부문별 분할 후 각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했던 경우는 7개중 2개기업(동양제과, 데코)만이 가치가 상승했고 ▲지주회사 설립을 위해 분할을 실시한 3개기업 LGEI(02610), LGCI, 대웅중에는 LGEI만 가치가 상승했다. 김 연구원은 "이는 국내기업들의 지주회사 체제 추진이 상속 등의 목적이 컸다는 시장의 인식 등의 영향"이라며 "지주회사 체제의 긍정적인 결과는 실제 이를 지향하는 기업들이 앞으로 보여줘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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