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번째 탄핵당한 날…美의사당은 군사지역 방불

주방위군·경찰 대거 투입…무장하고 삼엄한 경계
의사당 인근 철망·장갑차·바리케이트 등으로 차단
의원들도 폭력사태 재발 우려에 긴장감 역력
  • 등록 2021-01-14 오전 10:15:10

    수정 2021-01-14 오후 9:25:57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날, 미 의사당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주방위군과 경찰 등 군부대가 삼엄한 경계를 펼쳤고, 5톤 장갑 트럭들은 인근 도로를 차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은 이 13일(현지시간) “미 국회의사당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근무하는 직원이 거의 없었음에도 군사지역으로 변모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부터 미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워싱턴 중심지역이 봉쇄됐고, 1만5000명의 주 방위군이 투입됐다. 미 의사당 내부에는 주방위군들이 폭도 진입에 대비해 방탄헬멧, 방탄조끼, 돌격용 소총 등으로 무장하고 곳곳에 배치됐다.

전날 미 국방부는 주방위군에 권총 무장을 허용했다. 오는 20일 열리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지지자들의 무력시위 가능성을 경고한 데 따른 조치다.

의사당 인근 거리는 한산했지만 2m 높이의 철망이 세워졌고, 도로는 5톤 장갑 트럭, 경찰차, 바리케이트 검문소 등으로 의사당을 향한 모든 진입로가 차단됐다. 이날 오후 6시부터 22일 오후 6시까지 의사당 주변에서 주차하는 것도 금지됐다.

지난 6일 친(親)트럼프 지지 폭도들이 파손시킨 유리 등은 교체된 상태였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날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언할 때 쓰인 연설대도 지난 6일 도난당했다가 다시 찾아 제자리에 놓여졌다. 의회 난입사태 당시 애덤 존슨이라는 30대 남성은 이 연설대를 탈취한 뒤 웃으며 사진을 찍고 이베이에 기념사진과 함께 연설대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존슨은 플로리다주에서 체포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표결하기 위해 의사당을 찾은 의원들 역시 긴장과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혹시나 또 한 번 난입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해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는 의원들도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제이미 라스킨 민주당 하원의원은 “그들(폭도들)은 쿠데타를 일으키기 위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펠로시 (의장)을 겨냥했을지 모르지만, 지금 이 방에 있는 우리 모두가 죽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낸시 메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우리(의원들)의 생명 뿐 아니라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두 사람, 내 아이들이 이곳에 있었다면 그들의 목숨도 위험했을 것”이라며 추가 폭동이 우려돼 자식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탄핵 절차가 너무 성급하게 진행돼 지지하지 못했지만, 폭력사태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 존 커티스 의원도 “의회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면 탄핵안에 투표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의원들은 의사당을 지키고 있는 방위군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격려했고, 의원들 사무실을 향한 통로 벽과 각 의원들 방에는 경찰관 등에게 감사를 표하는 표지판이 내걸렸다. 방위군에게 주기 위해 직접 피자를 들고온 의원도 있었다.

브라이언 마스트 하원의원은 일부 방위군들과 의사당을 함께 둘러보며 대화를 나눴다. 그는 “우리 민주주의의 토대가 공격받는 것을 보는 것은 슬픔이라는 단어 이상으로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 시도에는 백악관 관리들조차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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