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로 최양업 신부의 삶· 영성 되살릴 것"

오페라 '길 위의 천국' 기자간담회
베를린 예술대상 거머쥔 박영희作
"대담하고 실험적 무대 선보일 것"
  • 등록 2021-08-24 오전 11:43:24

    수정 2021-08-24 오전 11:43:24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오페라 ‘길위의 천국’은 최양업 신부의 삶과 영성(영적인 성품)을 오늘에 되살리고, 우리를 그렇게 살게 하는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이철수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 사무총장이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기획 및 제작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철수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 사무총장은 24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오페라 ‘길 위의 천국’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작품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끊어진 사랑의 유대를 다시 잇고, 오늘의 천국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법인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는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1821~1861년)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박영희 작곡가의 오페라 ‘길 위의 천국’을 무대에 올린다. ‘땀의 순교자’로 불리는 최 신부는 조선 후기 한국의 첫 신학생 3인 중 1인으로, 김대건 신부에 이어 한국 천주교회의 두 번째 한국인 사제가 된 인물이다.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12년 동안 전국을 돌며 신학생을 양성하고 가난한 신자들을 보살핀 최 신부의 학식과 성덕을 기려 그를 ‘가경자’로 선포했다.

최 신부의 삶을 기리는 오페라 ‘길 위의 천국’은 여성·동양인 최초로 ‘2020 베를린 예술대상’을 수상한 재독 작곡가 박영희 교수가 만든 작품이다. 박영희는 인간의 욕심과 명예를 온전히 비운 최 신부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Vide Domine(주님, 보소서), In Luce Ambulemus(우리는 주님의 빛 안에 걷나이다) 등을 작곡하면서 그의 삶을 오페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번 작품에는 최 신부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사향가’도 담긴다. 박영희는 공연 기간을 즈음해 한국에 귀국할 예정이다.

청주교구 류한영 신부와 고연옥 작가가 대본을 썼다. 예술감독· 지휘는 지중배, 무대 디자인·연출은 독일에서 활동 중인 연출가 이수은이 참여한다. 최 신부 역은 테너 박지민, 김효종, 성인 최경환 프란치스코 역은 바리톤 김종표, 어머니 이성례 마리아 역은 메조소프라노 양계화, 바르바라 역은 소프라노 장혜지가 맡는다. 노이오페라코러스, 디토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공연은 오는 11월 13~14일 청주 예술의전당, 20~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23일 광주 빛고을문화회관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이수은 연출은 “한국 천주교회의 변천사를 관통하면서 조선 후기의 역사를 음악과 춤, 영상으로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며 “서양음악과 전통음악이 공존하고, 성악가와 국악인 소리꾼, 현대무용가와 연극배우가 출연해 한국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대담하고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페라 ‘길위의 천국’ 제작진이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프로젝트 총감독 류한영 신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무총장 이철수 신부, 예술감독 지중배, 연출 이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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