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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020년 4월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들 B(52)씨의 머리를 가격한 뒤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직접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재판에서 A씨는 “평소 아들이 술을 많이 먹고 행패를 부려 불쌍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일관되게 했다. A씨는 피해자가 평소 일정한 직업 없었으며 딸 집에 얹혀살아 불만이 많았는데 범행 당일에도 술을 먹고 행패를 부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와 대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키 173cm, 몸무게 100kg가 넘는 건장한 피해자를 사건 당시 76세였던 A씨가 피해자를 질식시켜 살해할 수 있냐는 게 사법부의 판단이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할 당시 사건 현장에 아들과 A씨만 있었다는 주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제3자가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가족을 보호한다는 등 여러 명목으로 피고인의 허위 진술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도 “살해 경위 등을 보면 범행동기를 설명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백의 신빙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하급심의 판단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