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프리뷰)주가? 기상청에 물어봐

  • 등록 2005-11-11 오후 5:08:29

    수정 2005-11-11 오후 5:08:29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내일 주가는 하늘에 물어봐야 한다?`

내로라 하는 경제 전문가들이 모인 월가를 움직이는 힘은 냉철한 이성과 논리가 아니다.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불합리한 정서와 불안이다. 이 같은 비이성이 세계 최고의 전문가마저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최근에는 심리적 요인 외에 날씨까지 가세했다. 지난 8~9월 멕시코만을 강타한 허리케인은 2개월여 동안 세계 최대 금융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장본인이었다. 정반대로 이달 들어서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11월 기온이 예년 보다 높게 올라가면서 난방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로 국제유가가 떨어진 것이 호재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여름 해수면 온도의 1도 상승이 허리케인 광풍을 일으키면서 투자자들을 울렸다면, 지금의 월가는 `지구온난화` 현상에 엎드려 절이라도 할 태세다.

실제로 10일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시장에 별다른 신호를 던져주지 못했다. 기업실적도 하나가 좋으면 다른 하나가 나빴다. 상승세를 지탱해준 분명한 호재가 있다면 전일에 비해 1.13달러 하락한 유가였다.

유가는 한국시간으로 11일 오후 4시 현재 뉴욕 시간외 거래에서 전날 보다 0.24달러가 더 떨어져 배럴당 57.5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또 유가는 일단 `훈풍`을 이어갈 태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하이먼은 "전문가들은 때때로 주식시장의 랠리를 설명할 수 있는 논리를 찾길 원한다"며 "최근 유가 하락이 마침내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한 가지 설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에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경제지표는 별로 예정돼 있지 않다. 굵직한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도 대부분 종료됐다. 전날 장마감 후 발표된 세계 1위 PC 기업 델의 실적도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결국 날씨와 유가의 상관관계가 다시 한번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1월이 서서히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연말 증시의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 여부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다.

11일 아시아 증시는 유가 하락으로 일제히 상승했으며 한국시간 오후 3시40분 현재 S&P500 선물은 0.40포인트 오른 1234.10, 나스닥100 선물은 3.00 오른 1659.50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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