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공룡으로 변신중..주공사업 야금야금

정비사업 혁신안 최대 수혜자는 SH공사
SH공사 보금자리주택 등 마구잡이 사업확대
  • 등록 2009-06-11 오후 3:05:52

    수정 2009-06-11 오후 3:05:52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공룡 공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대한주택공사·한국토지공사 등 국토부 산하기관이 해온 고유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어 업무 중복 논란이 제기될 정도다.

지난 10일 서울시 주거환경개선 정책 자문단은 정비사업 절차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정비사업 추진시 공공관리자를 의무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공공관리자는 정비계획 수립단계부터 사업완료 때까지 정비사업 절차를 관리한다. 정책 자문단은 공공관리자 자격을 주공, SH공사 등 공공기업으로 제한했다.

◇ 서울시 정비사업 혁신안..최대 수혜자는 `SH공사`

이에 따라 정비사업 절차 혁신안이 최종 확정돼 시행될 경우 최대 수혜자는 `SH공사`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주공이나 토공의 경우 이미 주거환경정비사업지구에서 PM(사업관리)를 해오고 있기 때문에 혁신안이 시행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



하지만 SH공사는 정비사업 혁신안이 확정될 경우 도시재생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등 사업분야를 다각화할 수 있게 된다.
 
혁신안에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요청할 경우 공공관리자가 시행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주공 등 공기업과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SH공사는 이 같은 분위기에 발 맞춰 조만간 조직개편을 단행해 도시재생본부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5본부, 2실인 조직체계를 완전히 개편키로 한 것이다.

이외에도 SH공사는 주공·토공의 고유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이들 기관과 마찰을 빚고 있다.
 
◇ SH공사 사업영역 확대..주공·토공 등과 마찰

SH공사는 최근 국토해양부에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강남 세곡지구에 대해 시행 참여를 강력히 요청했다. 이 사업은 주택공사가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 사업 초기부터 준비해온 것이다. 국토부가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SH공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서울지역 내 차기 사업은 SH공사가 맡기로 한다는 확답을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SH공사는 서초 우면2지구에 단지형 다세대 공급을 추진하고 있어 시범지구 첫 사업을 준비 중인 주택공사를 당황하게 하고 있다. 위례신도시와 관련해 SH공사는 국유지인 남성대 골프장이 서울시계에 있다는 이유로 사업 시행을 넘겨줄 것을 토공측에 요청,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SH공사가 사업 영역 확대에 전력을 기울이는 데는 대규모 택지개발 수요가 갈수록 줄면서 사업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SH공사가 마구잡이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주공, 토공 등과 업무가 중복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H공사의 사업 규모나 영역을 따져보면 국토부 산하기관인 주공·토공 못지않다"라며 "주공과 토공이 통합을 통해 가까스로 기능 조정이 마무리되는 상황인데, SH공사가 사업을 확대해가고 있어 자칫 주공·토공 통합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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