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석 쎄븐마운틴그룹 회장의 경영권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최평규 S&T 회장이 쎄븐마운틴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세양선박 지분 18.14%를 인수, 2대 주주로 올라섰기 때문입니다. 최 S&T 회장의 세양선박 지분인수가 관심을 끄는 것은 임병석 회장과 최평규 회장 모두 기업 M&A를 통해 지금의 그룹을 일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임병석 회장의 쎄븐마운틴그룹의 성장사를 살펴볼까요.
임병석 회장은 한국해양대를 졸업한 뒤 범양상선에서 6년간 근무한 뒤 지난 90년 단돈 500만원으로 선박 중개회사(칠성해운)를 차리면서 해운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임 회장은 95년 `쎄븐마운틴해운`을 설립한 후 IMF외환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세양선박을 2002년 인수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어 2003년 필그림해운과 2004년 컨테이너·모피업체로 알려진 진도와 한강유람선 회사인 세모유람선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해운전문 그룹의 면모를 갖췄습니다. 임 회장의 M&A는 작년말 사업다각화를 위해 대구지역 건설업체인 우방을 인수하면서 절정에 다다릅니다. 우방을 인수할 때는 국내 최초의 사모투자전문회사인 우리은행 PEF과 손잡아 M&A시장의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우방은 현재 아남건설의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고, 세양선박 M&A 논란 와중에도 동남아해운 인수를 완료했습니다.
최평규 회장의 S&T그룹 성장사 역시 쎄븐마운틴그룹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 79년 설립한 열교환기와 발전설비를 만드는 삼영열기공업(현 S&TC)을 발판으로 기업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2002년 마산에 위치한 경우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기업 M&A로 사세확장에 나섰습니다.
2003년에는 변속기와 공작기계 등을 생산하는 통일중공업(현 S&T중공업), 호텔설악파크 M&A에 이어 이듬해에는 브레이크를 생산하는 대화브레이크를 인수했습니다. 또 오토바이 생산업체인 효성기계공업의 지분을 24% 매입해 대주주로 올라선 후 기존 대주주와 경영권 다툼의 논란 끝에 이경택 효성기계 사장과 홍완기 HJC 회장과 함께 공동경영을 선언했습니다.
임병석 회장과 최평규 회장의 세양선박을 둘러싼 M&A 논란을 보면 과연 그간의 명성이 헛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 8월9일부터 2개월이 넘게 소리소문없이 장내 매수를 통해 꾸준히 세양선박 주식을 매집해 왔습니다. 임병석 회장도 최 회장이 세양선박 2대 주주로 올라선 것이 확인되자 곧바로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와 해외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섰습니다.
이제 임병석 회장과 최평규 회장의 맞대결은 `적대적 M&A냐` 또는 `지분매각에 따른 차익실현이냐`의 기로에 섰습니다. 최평규 회장이 적대적 M&A에 성공할 경우 그룹의 사세를 크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또 M&A에 실패해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최 회장은 오른 주가로 지분을 팔아 시세차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임병석 회장도 경영권을 지킬 수 있습니다.
임병석 회장과 최평규 회장은 모두 맨바닥에서 창업을 통해 기업을 일궜다기 보다는 인수합병을 통해 급성장한 기업가들입니다. M&A를 통해 잔뼈가 굵은 이 분야 전문가들이기도 하구요. 세양선박을 둘러싼 M&A논란이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과연 이번 M&A전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 지, 본격적인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란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