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하이닉스, 어떻게 돼 가는 겁니까?

  • 등록 2002-01-30 오후 5:48:12

    수정 2002-01-30 오후 5:48:12

[edaily] 최근 마이크론과 하이닉스 협상을 놓고 국내외에서 수많은 소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과도하게 쏟아지는 소식들때문에 시장참가자들이나 하이닉스 이해당사자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도대체 하이닉스 협상은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요. 정책금융팀 김상욱 기자가 분위기를 전합니다. "하이닉스는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결렬되는 걸로 봐야하는 건가요?" 최근 하이닉스의 협상진행 상황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가 부쩍 늘었습니다. 전에 알던 취재원부터 일반 투자자들까지 어떻게 알아냈는지 수시로 핸드폰 벨을 울려댑니다. 옛 현대전자 때부터 채권은행쪽 취재를 담당해왔지만 요즘처럼 기자들이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답답하게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문의는 빗발치지만 속시원하게 이렇다는 답을 해줄 수 없고, 쏟아지는 보도내용에 대해서는 신뢰는 물론 부정할만한 근거도 없기 때문입니다. 협상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누구하나 말해주는 사람이 없고, 가끔씩 터져나오는 외국언론 보도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기자들은 수십통씩 전화를 걸지만 소득은 거의 없습니다. 앞서 나가지 말고 좀 지켜봐달라는 얘기만 메아리처럼 되돌아옵니다. 결렬에서 독자생존까지 여러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정리해보면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계속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협상제의는 마이크론이 먼저 했고, 채권은행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생존이 불투명했던 하이닉스가 이를 받아들여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협상초기만 하더라도 채권은행과 하이닉스측은 성공적인 매각을 자신했습니다. 중국에 반도체 설비를 매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등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자 칼자루는 하이닉스가 아니라 마이크론이 쥐게 되는 상황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하이닉스의 다급한 사정을 마이크론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이닉스의 경우 채권단의 지원이 이뤄졌지만 자체적인 독자생존이 힘든 상황이란 건 주지의 사실이었습니다. 결국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협상에서 하이닉스는 마이크론에 계속 끌려다녔습니다. 그러다 최근 마이크론 협상단이 방한해 제시한 인수조건에 하이닉스와 채권단은 크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턱없이 적은 4조원 가량의 인수대금과 받아들이기 힘든 여러 조건때문이었지요. 협상초기만해도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내심 50억달러이상 최대 70억달러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이닉스의 공장가치를 평가한 결과 그 정도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결국 하이닉스와 채권단은 최근 미국방문에서 마이크론이 제시한 인수조건에 대해 거부입장을 분명히 했고 40억~50억달러 수준의 매각대금을 제시했습니다. 협상은 아무 소득없이 끝나고 말았지요.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번 협상결과를 보는 시각도 굉장히 다양하게 표출됐습니다. 협상이 진행중이지만 외신에서는 협상이 결렬됐다는 보도가 나왔고 오늘 시장에서는 독자생존론이 강하게 부상했습니다. 이번 협상과 관련해 취재원들과 통화하다보면 이들의 불만도 상당합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언론들의 치고 나가기식 보도로 인해 협상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거죠. 특히 최근 하이닉스와 채권단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외신들의 보도와 관련해서는 내심 마이크론의 언론 플레이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엿보입니다. 마이크론이 기술력이 아니라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해 온 기업이란 걸 감안하면 상당부분 이해가 가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들도 언론이 협상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감안하고 있을 테니까요. 어제 오늘 강하게 불거져 나오고 있는 독자생존론은 D램가격의 상승과 함께 마이크론을 충분히 압박할 수 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찌됐거나 현재 시점에서는 협상결렬이나 독자생존보다는 양측이 서로가 원하는 조건을 얻어내기 위한 "마지막 싸움"에 들어간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가격차이가 20억달러보다는 상당히 좁혀졌고, 향후 협상을 통해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싸움은 흔히 말하는 "All or Nothing"이 아니라는 것을 협상당사자들은 주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자들도 협상과 관련한 국내외 보도 하나하나에 과민하게 대응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같은 과정을 협상과정으로 보면 시장과 언론, 협상 이해당사자들이 서로 민감한 반응을 확대재생산 하는 것은 거래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상도"의 원작을 보면 인삼을 팔러 연경에 간 임상옥은 연경상인들이 공동 불매운동을 펼치자 가져간 인삼을 불태워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결국 다급해진 중국상인들이 임상옥이 요구하는 조건으로 나머지 인삼들을 사게 되는데요. 마지막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마이크론과 하이닉스중 과연 어느 쪽이 원하는 조건에 인삼을 판 임상옥이 될지, 아니면 타다 남은 인삼을 사게 된 연경상인이 될 지는 저도 궁금한 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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