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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상당 규모의 외환보유액과 시중은행의 건전성, 거시경제정책 등에 주목하며 “국내 금융시장의 복원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장 불안이 확산되면 적시에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며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확대되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차분하게 대응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시중은행장들과 함께한 금융협의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중 불확실성을 크게 했던 이벤트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와 미 대선을 꼽으며 이번 미 대선이 브렉시트 때와 다르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일시에 변동성이 증폭됐지만 곧 진정됐다”며 “이번 미 대선 결과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줄지 쉽사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최근의 시장 변동성에 대해 “예기치 않은 충격에 따른 가격 조정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금융시장뿐 아니라 주요국 금융시장 역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총재는 “우리 금융시장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상당 규모로 있고 국내 은행의 외화·재무 건전성이 상당히 양호하고 정책당국으로서도 거시경제정책 여력도 아직 많이 있다”며 “이들이 국내 금융시장의 복원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 움직임을 그 어느 때보다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시장 불안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땐 적시에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장들은 “외화유동성을 관리하는 등 효과적으로 대응해오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외화조달 여건이 나빠질 수 있는 만큼 건전한 자산 운용, 안정적 채권 발행 등으로 외화자금 사정이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업 업황 부진, 금융권 경쟁 심화 등이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이날 이 총재와 시중은행장들 간 부동산시장과 결제리스크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은행장들은 “11·3 부동산대책으로 수도권 일부 지역의 청약시장 과열이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윤종규 KB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경섭 NH농협은행장,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이원태 수협은행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