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가랑잎이 가라앉는 이유

  • 등록 2002-03-26 오후 7:44:52

    수정 2002-03-26 오후 7:44:52

[edaily 김세형기자] 경기가 과열이라며 금리를 올려야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은 올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합니다. 종합주가지수는 900포인트를 들락날락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에 봄이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켠에서는 찬바람이 쌩쌩불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퇴출작업이 본격화됐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은 투자했던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된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주식시장에서의 퇴출작업을 증권부 김세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오늘 거래소시장의 아이넥스와 인천정유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 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올해들어 이런 식으로 퇴출절차를 밟고 있는 상장기업은 16개 기업이나 됩니다. 감사보고서 제출이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완료된 시점이기에 감사의견과 관련해서 퇴출되는 기업들의 행렬은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한번의 고비가 또 남아있습니다. 2년연속 자본전액잠식 기업에 대한 퇴출이지요. 퇴출 우려기업들은 증자나 자산매각 등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자본전액잠식은 사업보고서를 보고 퇴출여부를 판단합니다.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4월1일에는 최종 심판대에 오르는 셈이죠. 어제까지 퇴출절차에 돌입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삼익건설 이지닷컴 대우전자 고합 오리온전기 대일화학 대우통신 KEP전자 한보철강 한별텔레콤 동성 청구 삼미 핵심텔레텍 등 14개사에 달합니다. 이와함께 자본전액잠식으로 퇴출위기에 몰려있는 기업은 서광 선진금속 대선주조 쌍용 맥슨텔레콤 동신 동국무역 휴넥스 삼호물산 우성식품 한신공영 경남모직 등 12개에 이릅니다. 이들 기업들에 투자했던 소액주주들의 투자규모는 13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 기업이 전부 퇴출된다면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1000여억원이 휴지조각으로 변한다는 의미입니다. 투자로 인한 손실만이 아닙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소위 "뜨고"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의 기회비용까지 감안한다면 퇴출기업의 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들의 심정은 말이 아닐 겁니다. 이들 기업에 투자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투자자들이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인터넷 게시판에는 "상폐꾼"(상장폐지종목에 투자한 사람들)의 글로 꽉 차 있습니다. 대부분은 정리매매기법과 관련된 글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게중에는 정말 살아날 줄 알고 산 사람도 보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아우성치고 있어도 이들 기업의 주식을 거래소에서 얼마 안 가 볼 수 있을까요?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이고 결국 거래하고픈 주주들은 장외에서 주식을 사고팔거나 이들 기업이 재상장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이들의 처절한 사연을 옮겨 보겠습니다. "주식을 시작한것이 동기야 어떻든 쉽게 돈 벌려고 했던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이에 대한 "벌"로써 ****에서 주식놀음의 최후를 보는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도 나도 같이 최후를 맞이할것 같다는 예감..."(S기업 투자자)"물론 나의 잘못 이겠죠 6년간 주식하여 6천만원 날렸소. 작년 11월 감자이후 본전생각에 1만원대에 ****주 3100주 2700만원 투자했소. 오늘 보니 1300원, 2700만원이 3달반만에 400만원 되어있군.(중략) 원망은 안겠소, 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 주주들에게는 투명하게 알리시오."(E기업 투자자) 증시 격언에 "돌멩이는 뜨고 가랑잎은 가라앉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리학적으로야 돌멩이가 지고 가랑잎이 뜨겠지만 실적과 재무구조가 단단한 기업이 물위로 떠올라 햇볕을 보고 부실기업들은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쫓겨 난다는 뜻입니다. 퇴출기업들을 볼 때 지금만큼 이 격언이 처절하게 느껴질 때도 없습니다. 이번에 퇴출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들이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된 것은 아닐테니까요. 특히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적정의견을 받았다하더라도 대부분은 2년 연속 자본잠식일 경우 퇴출한다는 조항에 걸려 시장에서 쫓겨날 수 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이런 파국이 예견돼 왔던 것이기에 더더욱 그러한 생각이 듭니다. 주식시장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고 이들 종목은 그러한 룰이 가장 첨예하게 적용되는 종목입니다. 따라서 살아났더라면 대박을 안겨 줬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 자기 전재산을 걸고 모 아니면 도식으로 막가는 것은 도저히 합리적으로 볼수 없습니다. 바야흐로 주식시장이 제기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의 실적이나 가치가 높은 종목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이 철저히 차별화되고 있습니다. 시장이 질적으로 성숙되고 있는 과정이죠. 변화하는 시장의 구조에 맞춰 투자자들의 인식도 따라가야 하지 않을까요. 흐름을 타는 것이 투자의 기본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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