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희석기자]
세양선박(000790)은 투자자들로부터 투정섞인 항의를 자주 받는다. 왜 공시를 자주하느냐, 주가를 띄우려는게 아니냐 등등. 공시책임자이자 CFO인 유해기 전무(
사진)는 "일부러 하는게 아니라 `영업상의 중대한 변화`상황이 많아 규정상 할수 밖에 없다"며 이해를 구한다. 그만큼 요즘 세양선박에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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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기 전무 |
지난해 매출액이 1.5배나 팽창하며 흑자 전환한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올해도 작년에 비해 매출이 두배 이상에 달하고 이익도 배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황 호조이라는 `운`과 구조조정이라는 `노력` 맞물려 세양선박은 전성기를 향해 쾌속항진하고 있다.
◇대형선 비중확대로 효율 극대화
세양선박은 올들어 3차례나 주요 고정자산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케이프사이즈 선박을 2척 취득했고 파나막스급 1척 사들였다. 케이프사이즈는 각각 147억원과 231억원짜리이고 파나막스급은 115억원에 취득했다. 세양선박이 선박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것은 보유선박의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수송선은 크기에 따라 핸디(2.5만 ~ 4.5만 DWT), 파나막스(5만 ~ 8만 DWT), 케이프(12만 DWT 이상)로 나뉜다. 이중 파나막스급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수 있는 최대급 선박이라는 의미하고 케이프급은 규모가 커 케이프타운을 돌아가야만 하는 배라는 것이다. DWT는 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무게 톤수를 나타낸다.
세양선박은 지난해말 현재 자사선 9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언더핸디급 1척을 팔고, 케이프급 2척과 파나막스급 1척을 들여와 케이프급 3척, 파나막스급 2척, 기타 6척의 진용을 갖췄다. 이로써 세양선박의 자사선 보유규모는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기준으로 지난해 국내 9위(30만4414 DWT)에서 올해 6위(99만1241 DWT)로 높아진다.
현재 대주주인 쎄븐마운틴해운이 지난 2002년 인수한 후 대대적으로 선박을 교체한 결과다. 당시 세양선박은 소형선 위주로 보유대수는 6척에 불과했다. 선박수를 크게 늘리지 않고도 선대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것이 세양선박의 핵심전략이다.
상선의 경우 큰 선단을 보유하는 것이 작은 선단 여러개 보다 효율적이다. 선박의 크기에 상관없이 업무량은 비슷하기 때문에 선박을 대형화 할수록 판관비중 인건비가 줄어든다. 특히 중소형선은 갈수록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추세다. 세양선박은 1인당 매출액을 2배로 올리는것이 올해 세양선박의 경영목표다.
세양선박은 대주주인 쎄븐마운틴해운과 역할을 분담할 방침이다. 쎄븐마운틴해운은 곡물이나 석탄등을 운반하는 벌크선 위주로, 세양선박은 원유를 나르는 탱커(유조선) 위주로 특화해 간다는 전략이다. 석유운반선의 경우 경기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은 속도조절 중이다. 워낙 벌크쪽이 좋기 때문에 벌크쪽에서 이익을 향유한 후 탱커로 가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세양선박의 매출구성은 벌크 80%, 탱커 15%, 카페리 3% 등이다.
◇물량확보 활발..실적으로 직결
선박으로 실어나를 화물 계약도 잇달아 따내고 있다. 특히 장기계약을 따냄으로써 성장을 위한 안정기반을 마련했다. 세양선박은 올들어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과 5년간 장기화물 운송계약을 체결했다. 호주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발전용 유연탄을 수송하는 것으로 매출로 환산할 경우 최대 86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포함해 세양선박은 총 6건의 장기운송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규모는 2188만톤으로 금액으로는 1700억원에 달한다. 수익성 높은 장거리노선의 확보는 장기적으로 수익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세양선박 이상욱 과장은 "최근 도입키로한 케이프급 선박을 투입한다면 최소 연간 20억원, 5년간 100억원 이상의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탱커부문에서도 수주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LG칼텍스정유와 중동~ 한국간 460만 달러 규모의 원유운송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이번 계약은 높은 운임시세가 반영됐고 운송에 투입될 선박은 운임지수가 낮은 시기에 용선했기 때문이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대비 영업이익율이 60%를 넘어 35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양선박 CFO인 유해기 전무는 "선대 구조조정과 활발한 물량확보를 통해 올해 매출액이 작년의 2배에 이르고 영업이익은 지난해의 3배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해기 전무는 "3~ 5년에 이르는 장기 화물운송 계약을 통해 확보해 놓은 매출만 해도 2억5000만달러에 이른다"며 "실적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에는 지난 1951년 창사이후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122억원으로 전년 469억원에서 13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억원 손실에서 68억원 흑자로, 경상이익은 1억원 적자에서 148억원으로 흑자로 각각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164억원에서 148억원으로 약간 줄었다. 그러나 채무면제이익이 166억원이 포함된 전년 순이익을 감안하면 대규모 흑자전환인 셈이다.
◇`쎄븐`과 경쟁·협력..그룹시너지 창출
쎄븐마운틴해운은 세양선박과 동종업계 경쟁자이자 최대주주다. 쎄븐마운틴해운(자본금 72억원)은 임병석회장(지분율 61.4%)이 지난 90년 설립한 회사로 2002년 세양산업(자본금 241억원·지분율 29.3%)을 인수했다. 2002년 기준으로 쎄븐마운틴의 매출액은 2035억원으로 세양선박의 매출액 469억원의 4배를 넘었다.
당초 쎄븐마운틴해운은 2001년부터 상장을 준비했고 IPO를 할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는데 세양선박을 인수하는 바람에 차질이 생겼다. 세양선박을 인수한후 쎄븐마운틴은 영업력, 판단·분석의 노하우를 세양선박에 접목시키기에 주력했다.
쎄븐마운틴에서 개발한 계약을 세양선박에 넘겨주기도 하고 원유수송선을 장기용선해 시너지효과를 내기도 한다. 작년 세양선박 급성장의 배경에는 쎄븐마운틴해운의 도움이 어느정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유 전무는 "작년 세양선박의 외형이 2.4배로 불어나는 동안 쎄븐마운틴해운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며 "올해말께는 비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하는게 낫지 않느냐는 요구도 있다. 유 전무는 "현재로서는 독립적인 회사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공식적인 IPO를 통해 쎄븐마운틴해운이 상장된다며 떳떳이 합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사업구조가 비슷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원유운반선 위주의 세양선박과 벌크중심의 쎄븐마운틴해운으로 차별화를 시도할 방침이다. 유 전무는 "매출액이 3000억원을 넘어서면 급성장세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며 "세양선박의 경우 향후 3~ 5년께 매출액 5000억원 수준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쎄븐마운틴해운은 이 기간 IPO를 진행할 방침이다.
쎄븐마운틴그룹은 주력사업에 힘을 투입하지만 위험분산을 위한 사업다각화도 병행해 나가고 있다. 선박관리, 선원관리등을 대행하는 KC Line을 보유하고 있으며 작년 5월에는 한중합작 형태로 황해훼리㈜를 설립, 평택과 중국의 일조사이에 카페리호를 운행하고 있다. 컨테이너 리스사업체인 필그림해운㈜에도 출자했다.
올해 들어서는 한강유람선 사업을 하는 세모유람선㈜을 인수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인수 예정가격 162억원 가운데 세양선박이 80%를 쎄븐마운틴해운이 20%를 출자할 예정이다. 그룹측에서는 여객운송 화물운송, 선원·선박관리 차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으며 한강을 이용해 신규사업을 개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도다.
◇해운경기 호황 이어질 것..배당 준비
가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해운경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해운조사기관인 영국 클락슨사는 적어도 2007년까지 4년간 벌커시장은 전대미문의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발전으로 철광석, 석탄, 곡물 등의 수요가 크게 증가한 반면 작년 벌크선박의 증가율이 6∼7%에 불과해 올해 선박부족과 운임상승 추세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철광석, 석탄, 곡물 등 건화물의 해상운임지표인 건화물선 운임지수(BDI)는 2월 최근 10년 평균인 1400보다 400% 이상 상승한 5450까지(월평균) 수직상승하는 등 사상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아래그림) 아울러 중국수요의 꾸준한 증가로 탱커선 운임지수(WS, World Scale)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해기 전무는 "현재의 수요 및 경기가 유지된다면 오는 2006년까지 호황을 구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운임지수가 올해 정점을 맞을수 있을 것"이라며 "정점을 기록한다고 해도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하락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고 더 치고 올라갈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급변하는 시황에서 해운사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해운업체간에 선박을 임대(용선)하는 거래를 하기도 하고 화물도 거래가 이뤄진다. 즉 운송해야하는 화물을 많이 보유한 해운업체는 화물을 타 해운사에 매각하여 매출을 발생시키기도 하고 보유하고 있는 선박을 타 해운사에 임대하여 매출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지난해 세양선박의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의 대폭 상승은 선대개편에 따른 소형선매각과 금융리스선박을 운용리스로 전환하는 선박금융기법의 활용으로 영업외수익이 증가한 것도 한 원인이 됐다. 특히 보유선박을 매각하고 재용선하는 방법을 통해 70억원 상당의 매각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적절한 타이밍을 통해 구조조정에 적극 나섬으로써 세양선박은 해운경기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동안 `불안한 눈길로 주시해온` 주주들에게 돌려줄 몫에 신경쓰고 있다. 유해기 전무는 "올해는 주주를 위한 배당재원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느정도 주주에게 배려할지는 조만간 제시할 올해 사업계획에서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