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맹 가리
가난한 러시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전쟁 영웅, 외교관, 세계적인 소설가로 거듭나며 화양연화를 구가하다 불현듯 권총자살로 삶을 마감한 로맹가리. 이 책은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한 그의 삶을 보여주는 전기다.
프랑스 문학기자이자 소설가인 도미니크 보나의 첫 전기작품으로 로맹 가리의 파란만장한 삶 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작품과 창작 배경, 내면세계를 세밀하게 추적했다.
24살 연하인 진 시버그와의 운명적 사랑, 프랑스 문학계를 발칵 뒤집었던 `에밀 아자르 사건`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썼다. 이상해 옮김. 문학동네. 1만8000원.
◇무덤의 침묵
북유럽 어느 가정에서 일어난 비극적 살인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작가는 사건의 진상이나 범인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등장인물의 행동에 숨겨진 동기와 어두운 부분들을 보여주는데 집중한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통제할 수 없는 분노, 유전자처럼 대를 이어 전달되는 폭력에 대한 탐닉, 끊임없이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는 벗어날 길 없는 죄의식 등.
뜻하지 않은 계기로 등장인물들은 하나하나 자기 자신과 화해해 나가지만 해피엔딩은 아니다. 단지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과거의 사슬에서 벗어날 뿐.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지음. 이미정 옮김. 영림카디널. 9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