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의 최고 에너지 규제기관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송전 프로젝트와 관련해 13년 만에 대규모 개편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미국 내 전력망에 대한 신뢰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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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연방에너지규제위는 이날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해 원거리 전력망 구축 계획을 개편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찬성 2표, 반대 1표로 새로운 규정이 채택됐다.
규제위는 이번 결정에 따라 미국 내 전력망 운영자 및 송전 사업자들에게 20년 후 예상되는 전력 생산 방식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송전선 건설 및 업그레이드, 비용 할당 등과 관련해 다양한 이점을 고려해 장기 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재생가능 에너지 공급, 극한 기후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송전 인프라 구축 계획 등을 요구했다.
이번 결정은 규제위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송전 규칙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는 의미로, AI 개발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망에 대한 신뢰가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미국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전력 수요 증가에 직면했지만 송전 증설은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에너지부(DOE)는 2035년까지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하려면 송전량이 두 배 이상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도 2026년까지 미국 AI 산업의 전력 소비량이 2023년 수요의 최소 10배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 급증을 완화하려면 효율성을 포함한 최신 규정과 기술 개선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