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애널리스트의 "눈"

  • 등록 2005-02-04 오후 6:41:59

    수정 2005-02-04 오후 6:41:59

[edaily 지영한기자] 국내 제조업의 맏형격인 현대자동차가 4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증권사별 현대차 실적전망이 예외없이 크게 빗나갔습니다. 증권사의 자동차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라더군요.증권부 지영한 기자가 현대차 실적발표를 둘러싼 논란을 짚어봅니다. `묻지마 투자`가 유행하고 `바이코리아` 열풍이 휘몰아치던 지난 99년 한 여름. 여의도 증권가의 내노라하는 주식시장 전략가들이 집단적으로 오류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그해 모월간지는 그 해 8월호 별책부록을 통해 증권가의 쟁쟁한 전문가들을 망라한 소위 "111人의 주식 도사(道士)"들에게 2년 후인 2001년 주가전망을 물었는데요, 시간이 흐른 뒤 이들의 전망이 크게 틀렸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2년 후인 2001년 하반기 종합주가지수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8.6%(65명)가 종합주가지수가 1500~2000포인트 사이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27.9%(31명)는 꿈의 지수인 2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주가맞히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주식전문가들은 결국 망신만 당했습니다. 왜냐하면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2000년 1월4일 종가기준으로 1059.04를 찍고 추세적인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1500~2000 포인트를 금방이라도 넘어설 것처럼 전망됐던 2001년엔 지수는 연평균 572선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9·11 테러가 엄습한 2001년 9월의 경우엔 종합주가지수가 460선까지 급락하자 주식시장이 거의 패닉상태에 빠졌는데요, 아마 금방 기억이 나실 겁니다.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반등도 여러 번 시도했지만 1000선은 커녕 ▲2002년 937.61포인트(4월18일)와 ▲2004년엔 936.06포인트(4월23일)를 고점으로 더 이상이 뻗어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4일 현대자동차의 실적발표와 관련해 여의도 전문가들이 또 다시 집단적인 판단착오를 일으켰습니다. 실적 전망치와 결과치가 증권사별로 예외없이 크게 차이가 난 것이죠. 현대차는 이날 오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2004년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7조5417억원, 영업이익이 34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앞서 현대차의 4분기 매출이 7조5000억원, 영업이익이 6500억원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영업이익 추정치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빗나갔습니다. 증권사별로 영업이익 전망치는 예외없이 6000억 초반에서 6700억원대에 걸쳐 있었구요,제대로된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이번 일을 지난 99년 여름의 일과 비교한다면 지나친 논리비약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사실상 1명의 예외도 없이 실적전망에 실패했다는 점은 그 때와 별반 라 보이지 않습니다. 자동차 애널리스트들을 탓할 생각이 없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을 것입니다. 또 과거엔 가능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매우 엄격한 공정공시 규정이 적용되고 있어 전망치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혹 개별적으로 회사의 정보를 입수하려는 행위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들은 족집게가 아닌 이상 제대로 된 실적전망을 내놓는게 말 처름 쉬운 것이 아니라고 하소연 하더군요. 현대차가 실적발표 시점까지 내부정보를 밖으로 유출하지 않고 공정공시를 철저하게 준수했던 점이 결과적으로 애널리스트들에겐 정보부재라는 치명타(?)를 안겨줬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이 때문에 리스트들을 마냥 옹호할 생각은 없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분석실패를 교훈삼아 규정을 지키는 선에서 보다 정확하고 투자자들에게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석자료를 내놓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개미 가슴은 주가에, 실적에 속을 때마다 피멍이 맺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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