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라이어 기아車 부사장 "정의선 사장 오픈돼 있다"

슈라이어 "기아車, 독특한 자체 브랜드 키워야" 역설
"현대차와 차별화하기 위해 온 것 아냐..독특한 자체 브랜드 필요"
"기아차 디자인, 앞으로는 `패밀리 룩`을 만들어야"
  • 등록 2007-04-03 오후 6:03:43

    수정 2007-04-03 오후 6:25:27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기아차 디자인을 현대차와 어떻게 차별을 둘 것인가 보다 기아차만의 독특한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기아차의 정의선 사장이 매우 오픈돼 있고, 긍정적이란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000270) 디자인 담당 부사장(사진)은 3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가 개최한 디자인 세미나에 참석, 이같이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게 어떻게 현대차와 차별될 것인가를 묻지만 나는 현대차와 차별화하기 위해 (기아차에) 온 것이 아니다"라며 "독특한 자체 브랜드를 가진 회사로 만들면 (두 회사가)자연스럽게 차별된다"고 말했다.

이어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은 "기아차의 기존 디자인 라인은 마음에 들지만 앞으로 아우디와 같은 패밀리 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는 5일부터 열리는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할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콘셉트카 `KND-4`에 대해 "(서울모터쇼에서) 특별한 것을 해보고자 했다"면서 "KND-4에 대한 반응을 보고 향후 SUV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본인이 디자인한 양산형 차종은 언제쯤 볼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며 "조금씩 단계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아차의 정의선 사장에 대해서는 "매우 오픈돼 있고 긍정적"이라면서 "정 사장은 디자인의 차별화를 매우 강조하는 편이고 정 사장과 자주 대화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 독일과 한국 기업의 문화차이 때문에 겪었던 어려움은 있었나.

▲ 한국과 독일은 차이가 많지만 근본적으로 디자이너는 똑같다. 하지만 시장이 다르다. 문화의 어려움은 서로의 언어가 달라 소통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디자이너의 생각이나 개념은 비슷하다. 차량 디자인에 있어서의 차이는 유럽과 미국에 대해서 볼 때는 자동차 문화가 한국과 다르기 때문에 그런 차이가 생긴다.

-외국인으로서 바라본 한국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성향은 어떤가.

▲한국 디자이너는 굉장히 어리고 굉장히 정렬적이다. 또 굉장히 강하다. 아우디나 폭스바겐에서도 이런 한국인들이 있었고 아티스트여서인지 대단한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한국의 디자이너들이 세계를 체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이는 `KND-4`에는 어떤 철학을 담았나
 
▲서울모터쇼에서는 특별한 것을 해보고자했다. 기본적인 배경은 SUV바디인데 2도어다. 그래서 스포츠 SUV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다. SUV는 4도어에 높아야 하는데 쿠페식은 아니지만 낮으면서 스포티하다. 흥미로운 차다. 반응을보고 SUV방향을 설정할 것이다.

- 기아차 디자인에 대한 생각은 

▲(기아차가 추구할)`직선의 단순화`는 철학적인 말이다. 단순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직선은 청결성, 영속성, 정직을 상징한다. 미래에는 기존의 것을 본딴 것은 안된다.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 영원한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직선을 강조한 것이다.

기아차의 미래는 이런 생각을 통해 이룰 것이다. 우리가 완전히 극적인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철학을 가지면 가능하다. 정직하고 깨끗하고 단순한 미를 추구할 때 디자인의 미래를 추구할 수 있다고 본다.

-`직선의 단순화` 철학과 한국의 문화적 고유성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
 
▲기아차에서 일하게 돼서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접한다. 문화나 생활에 대해 배운다. 모든 이런것들이 우리의 삶과 관련이 있다. 우릴의 삶이 디자인에 영향준다. 한편으로 주요한 것은 유럽에도 스튜디오가 있고 캘리포니아에도 있다. 여기에는 세계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그래서 전통을 이런 사고 방식과 결합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도요타가 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고 다른 방법으로 전통을 만들어 가야한다. 다른 여러가지 요소를 결합해서 전통과 결합해야 한다. 한국의 문화, 예술에 관심 많다. 분명히 배울 것이 있고 디자인에 고려할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애플 컴퓨터의 아이팟은 미국적인 것이 없다. 하지만 좋은 디자인이다. 편리하고 단순하다. 기술적으로 아주 잘 만든 제품이다. 디자인 뿐만아니라 깊이가 있는 콘셉트 제품이다. 깊이가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디자이너로서 한국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로 가능한 밖으로 나가서 경험해야 한다. 유럽, 미국 디자인 방향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한국 문화와 접목시키는 눈이 떠진다. 그래야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잇다.

- 기아차에 근무한 6개월 동안 기아차 정체성을 위해 어떤 작업을 했나 
 
▲6개월이라는 시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앞으로 나올 것에 대해서는 조금 준비한 것이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정체성)나 회사와의 공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아우디에서 그런 절차는 20년이 넘게걸린 것이다.

기아는 훨씬 빠르게 가속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6개월이라는 시간만으로는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었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기간이었다.

-삼성의 제품 디자인에 대한 강점과 단점을 이야기 해달라.
 
▲한국의 전자제품도 살펴봤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 좋은 디자인이다. 10년 전만해도 유럽에서는 한국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안좋았다. 복사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데 그 이후 많은 발전을 했다.

유럽소비자들도 한국 제품을 많이 사고 있다. 디자인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2년전에 포럼을 했는데 한국 제품이 상을 많이 받았다. 한국 전자제품의 디자인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전통은 굉장히 유동적이고 디자이너의 입장에선 굉장히 적응성이 뛰어나다. 그러한 자질을 통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을 잘 만든다고 생각한다.

-한미 FTA가 어제 타결됐다. 자동차 디자인은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다른나라에서 생산된 상품이 이제 더 많이 수입된다. 경제라는 측면이 쉽지 않다. 하지만 상품이 칼라풀하고 흥미롭다면 좀더 경쟁력이 생기고 도전과제가 생긴다. FTA는 우리에게 좀더 구체적이고 좀 더 유연성을 가질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이다. 한국에도 잠재성이 있다. 우리 스스로 방향을 설정할 것이다.

사람들은 내게 어떻게 현대차와 차별될 것인가를 묻는다. 나는 현대와 차별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독특한 자체 브랜드를 가진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차별된다. 어떻게 하면 독특해질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슈라이어가 디자인 한 양산차는 언제쯤 볼 수 있나(이하 질문은 공개 인터뷰 직후 추가 질의응답 내용임)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아직 완성단계가 아니다. 조금씩 단계적으로 할 예정이다.
 
-기존 기아차의 디자인 라인의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기아차의 디자인 라인은 마음에 든다. 다만 앞으로 기아차도 아우디처럼 패밀리 룩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아차 디자인 팀의 자율성은 어떻게 확보할 생각인가

▲방향은 잡아주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정의선 사장과는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하는 편인가.

▲ 정의선 사장은 매우 오픈돼있고 긍정적이다. 정 사장은 디자인의 차별화를 강조한다. 정 사장과 자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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