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신저점 찍는다더니…자존심 구긴 월가 족집게 “우리가 틀렸다”

모건스탠리 마이크 윌슨, 결국 고객에 ‘사과’
1분기 신저점론·경기침체론 다 빗나가
연말 목표치 3900 ‘유지’...실적 우려
  • 등록 2023-07-25 오후 2:48:51

    수정 2023-07-25 오후 2:48:51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전망으로 ‘월가 족집게’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모건스탠리의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 마이크 윌슨(사진)이 자존심을 구겼다. 1분기 S&P500 신저점론 등 그동안 주장해 온 증시 비관론에 대해 “우리가 틀렸다”고 공식 인정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윌슨은 고객들에게 증시 전망이 틀린데 대해 사과했다.

마이크 윌슨은 작년 말 ‘2023년 증시 전망’을 통해 올해 1분기 S&P500지수가 3000~3200포인트까지 떨어지면서 신저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에서야 3900포인트까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올 들어 미국 증시는 지역은행의 유동성 리스크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지속적인 긴축정책 속에서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모멘텀을 바탕으로 4500선을 돌파한지 오래다. 상승률만 18%에 달한다.

마이크 윌슨은 “올해는 인플레이션 하락과 비용 절감 속에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했다”며 “우리가 틀렸다”고 말했다. 실제 인플레이션은 작년보다 크게 둔화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3% 상승에 그치며 1년전 기록한 9.1%의 3분의 1 수준까지 낮아졌다.

여기에 여전히 견고한 고용시장은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증시 랠리에 힘을 보탰다.

마이크 윌슨은 지난 5월까지도 단호하게 ‘증시 조정론’을 주장했다.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고려할 때 증시 랠리가 언제든 역전될 것이라든가, 지금의 랠리는 깊은 조정을 앞둔 데드캣 바운스라는 등 반복적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상반기 증시 전망이 틀렸음을 인정하면서도 ‘약세론’을 굽힌 것은 아니다.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기업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되면서 실적이 악화될 것이고 이는 결국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올해 S&P500 목표치 3900을 유지하면서 내년 상반기 목표치로 4200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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