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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코미디언 제프 다이의 나이는 33세. 여행 동료라기 보다 짐꾼이다. 한국, 태국, 일본, 홍콩을 돌아다니면서 대선배의 요구를 모두 들어준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내용이다. 나이 든 스타들과 젊은 짐꾼의 좌충우돌 여행, 현재 촬영을 마치고 편집 중인 미국판 ‘꽃보다 할배’ 얘기다. 프로그램 이름은 ‘더 늦기 전에’(Better Late Than Never).
CJ그룹의 주요 콘텐츠가 이처럼 대양과 대륙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9월 글로벌 톱10 문화기업 진입을 선언한 CJ(001040)그룹은 K-팝이나 K-푸드를 넘어 해외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 녹아든 ‘한류 4.0’ 실현에 집중하고 있다.
한류 4.0은 특정 문화에서 벗어나 해외 소비자들의 일상 전반에 한류가 녹아드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미국인이 매년 2~3편의 한국 영화를 보고, 매달 2~3번 한식을 먹으며 매주 1~2편의 한국 드라마를 즐기고 매일 2~3곡의 K-팝을 즐기게 만드는 것.
CJ그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케이콘(KCON)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화사업에 대한 비전과 글로벌 전략을 밝혔다. 2020년까지 문화사업 부문에서 매출 15조원을 달성하고 CJ E&M(130960)과 CJ CGV(079160)의 전체 매출 중 글로벌 매출 비중을 54%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까지 LA에서 진행된 KCON은 한국을 의미하는 ‘코리아’(Korea)의 ‘K’와 ‘컨벤션’(Convention), ‘콘서트’(Concert), ‘콘텐츠’(Contents)의 약자인 ‘CON’의 합성어다.
이에 따라 문화사업 진출 방법도 보다 구체적이고 정교해지고 있다. CJ그룹은 현지화를 뚯하는 ‘글로벌라이제이션’, ‘디지털화’, ‘전방위화’로 문화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현지화 전략은 콘텐츠 내용부터 유통 형식까지 철저히 현지에 맞췄다.
유통 형식의 경우 보는 걸 중시하는 일본에서는 시연회나 사인회 등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는 공연으로 꾸미는 반면, 체험을 중시하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메이크업쇼와 K-팝 커버 댄스, 한글 배우기 등 직접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주로 구성했다.
최근에는 K-드라마의 수출도 활발하다. 일본에서는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미생’을 후지TV와 리메이크해 선보이는가 하면 중국에서 선보인 ‘슈퍼스타 차이나’도 인기다. 영화 콘텐츠 수출은 더 활발하다. 2014년 개봉한 ‘수상한 그녀’는 중국과 베트남, 일본 등에 수출돼 현지 박스오피스 역대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CJ가 콘텐츠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게 디지털화다. 무엇보다 플랫폼 디지털화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과 북미에서는 각각 ‘엠넷스마트’와 ‘KCON TV 티빙’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을 론칭했다. 베트남과 태국에서는 기존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6번째 KCON에 참여하는 티아라 킴벨 씨는 “최근 한국 메이크업 방법을 보여주는 ‘회사원’이라는 유튜버에 관심이 있었는데 컨벤션에서 직접 만나 화장법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CJ그룹은 단순히 소비자들이 K-팝이면 K-팝, K-푸드면 K-푸드 등 단편적인 문화에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 한류가 녹아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KCON(케이콘) 등 여러 이벤트에선 K-팝을 떠나 K-푸드, K-뷰티 등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CJ그룹은 K-컬처가 주류 문화로 자리매김하도록 우리 문화산업 해외진출의 창구 역할을 하는 케이콘을 2020년 이후 매년 10회 이상 개최해 연간 4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들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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