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M&A방어..현정은 `끝까지 간다?`

"국민기업화, 오너 전횡 아니냐" 지적도
무증 불구 주가약세..국민기업화 무산 가능성
  • 등록 2003-11-19 오후 3:13:46

    수정 2003-11-19 오후 3:13:46

[edaily 문주용기자] 정상영 KCC명예회장과 현정은 현대엘리베이(017800)터회장간에 벌어지고있는 현대그룹 경영권 갈등에 해결의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민기업화 카드로 반전에 성공한 현정은 회장측은 이날 `무상증자` 카드로 여론몰이에 나서는등 결전의지를 더욱 다지고 있다.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 가능성이 차츰 줄어들고있는 모습이다. ◇현정은 회장, 유상증자 `독단 결정` 가능성 현정은 회장은 19일 기자회견에서 "현대엘리베이터를 국민기업화 하는 것은 경영권 방어 차언이 결코 아니다"고 했다. 대주주의 전횡을 막아 기업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은 "국민기업은 정몽헌 회장이 `기업이 성장하면 이는 누구 한사람의 회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예전부터 생각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오히려 `오너로서 전횡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기업화 아이디어가 나온 배경에 대해 현 회장의 한 측근은 "현대의 전문경영인들도 몰랐으며 현 회장이 전문가들과 검토한 뒤에 먼저 말을 꺼내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쪽에서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 회장은 엘리베이터의 등기 이사가 아니면서도 유상증자를 이사회가 결의하도록 지시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기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유상증자 결정을 현 회장이 지시했다는 것은 재벌 오너들의 전형적인 독단 경영의 단편을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만일 국민기업화가 정몽헌 회장의 유지였다면 현 회장은 정씨 일가들이 모인 가족회의에서 논의가 가능했다. 특히 최대주주인 정상영 회장등을 설득시킬 수도 있는 문제다. 하지만 현 회장측은 최대주주와는 상의하지 않은 채 전격적으로 유상증자를 결의했고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를 맞았다 대주주의 전횡을 막아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국민기업화 의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주주의 전횡을 부린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국민기업화는 더더욱 현 회장측의 경영권 방어와 직결된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M&A방어 전략..여론 호소 주력할듯 물론 현 회장의 주장은 주식을 공모해서 실권주가 대량 발생할 경우 우호적인 제3자에 배정, 자신의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뜻은 아니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문가들의 머리에서 나온 `전형적인 M&A방어전략`으로 분석된다. 현 회장측은 경영권 방어의 여러가지 방법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지분 경쟁 에 들어가는 것은 자금사정상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새로운 백기사를 등장시키는 것 역시 현재 엘리베이터 주가가 높다는 점과 50%안팎의 지분이 KCC측에 넘어가 유통물량이 별로 없다는 점 등에서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 이같은 지분경쟁이 불가능할때 M&A 방어자 입장에서 취할 수 있는 것이 M&A주체에 대한 도덕성 흠집내기, 여론에 호소하기 등의 전략이다. 현재 `삼촌이 조카며느리를 몰아내려 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일단 현정은 회장측에 동정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도덕성 흠집내기는 성공하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더해서 자신에 동정적인 일반 투자자들이 유상증자에 참여, 최대주주 지분을 희석시키고 의결권을 약화시킴으로써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게 된다. 기업을 국민기업화 하겠다고 밝힌 것은 여론을 환기시키고 불특정 다수의 일반투자자들을 우호세력으로 만들어 지분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 회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같은 `여론 호소하기`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창우리 정몽헌 회장 묘소 참배에 이어 이날 기자회견에 현대 주요 계열사사장단을 대거 등장시켜 계열사 사장단의 지지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들의 동원은 앞으로 자주 보게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날 무상증자 소식으로 오름세를 탔던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다시 약세로 돌아서는등 무상증자 효과가 별로 먹혀들지 않고 있어 향후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같은 주가 추이를 볼때 앞으로 일반 투자자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적어보인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엘리베이터 적정주가가 4만원선"이라며 "4만900원이라는 발행가도 높으며 할인율 30% 가량을 적용할때 공모가는 2만원대 후반정도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증자조건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청약일이 12월15, 16일로 연기된 만큼 이때까지 주가 약세가 계속되면 추가적인 대책없이는 유상증자가 실패할 수도 있어 보인다. ◇정몽구 회장, 현 회장 "심정적 지지 맞나"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 회장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입장이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전날과는 달리 말을 아꼈다. 현 회장은 "정몽구 회장과는 전화를 몇 차례 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이날 주요 일간지중 일부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심정적으로 현회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주요기사로 처리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대차측 반응은 상반된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상을 당한 쪽에서 전화를 걸어왔는데, 전화에 대고 무슨 말을 할 수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정 회장의 답변은 유족에 대한 위로차원 이상도 아니다"고 말해 `심정적 지지`와는 거리가 있음을 내비쳤다. 어쨌든 이날 현 회장은 현대그룹을 사수하려는 자신의 의지가 정씨 형제들이나 정씨 일가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얘기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앞으로 대화를 통해서 가족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비쳤는데 사태해결 의지라기보다는 현재 경영권을 움켜쥔 상태로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회장이 19일 현대상선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지완 증권사장, 현 회장, 최용묵 엘리베이터사장, 강명구 택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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