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추도식' 엄수…떠난자리에 남은 과제 3가지는?

30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서 추도식
타계 86일 만에 열려
유골함 어디에·금관문화훈장 추서· 미인도 재수사 등
해결해야 할 과제 남겨
  • 등록 2015-10-30 오후 2:08:55

    수정 2015-10-30 오후 2:23:50

30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 고 천경자 화백 추도식에 걸린 천 화백의 영정(사진=김용운 기자).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 추도식을 끝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화가인 천경자(1924~2015) 화백의 삶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타계 86일 만에 공식적인 추도식이 열릴 정도로 천 화백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천 화백은 2003년 큰딸 이혜선 씨의 미국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지난 8월 6일 별세했다. 두 달여 뒤 알려진 타계소식은 국내 미술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후 천 화백의 유골함이 어디에 안치되었는지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유족은 금관문화훈장 추서를 주장하고 나섰고 1991년 위작논란을 빚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인도’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며 한국 미술계의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

△큰딸만 아는 천 화백 타계…‘유골함’은 어디에

천 화백의 생존 여부는 지난해 초 대한민국예술원이 천 화백에 대한 예술원 회원 수당 지급과 관련, 이혜선 씨에게 연락을 취하면서 불거졌다. 이씨가 예술원의 조치에 항의하며 탈퇴를 공언했고 천 화백의 생존 여부가 의혹으로 남았다. 천 화백의 타계 소식이 국내에 알려진 지난 22일에도 천 화백 생사 여부는 ‘진실게임’처럼 번질 양상이었다. 이씨 외에는 천 화백의 죽음을 확인해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 화백의 장남과 차녀가 미국에서 귀국해 지난 27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 화백의 사망이 거짓이 아니라고 발표하며 의혹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천 화백의 유골함이 안치된 곳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큰딸 이씨가 천 화백을 화장한 뒤 미국 뉴욕의 작은 성당에 봉안했다고만 밝혔을 뿐 정확한 장소를 공개하지 않아서다.

△금관문화훈장 추서 가능할까

천 화백은 1983년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천 화백이 한국미술계에 미친 영향력과 업적을 감안해 문화계 1급 훈장인 금관문화훈장 승급 추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천 화백이 1990년대 이후 작업활동이 많지 않았고 죽음을 둘러싼 여러 의혹 등으로 추서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에 천경자 추도식 추모위원장을 맡은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이날 추도식에서 “2024년 천 화백 100주년에 맞춰 천 화백에 대한 업적을 재조명하고 금관문화훈장 추서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천 화백의 차녀인 김씨 또한 “여성화가로서 천 화백만큼 국민의 사랑을 받은 화가가 드물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예술가에 대한 대우 차원에서도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술가 사후에 금관문화훈장 추서가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서양화가 오지호(1905~1982)는 생전에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뒤 타계 후 20년이 지난 2002년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미인도’ 위작 논란 밝혀지나

천 화백이 미국으로 떠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1991년 ‘미인도’ 위작 논란 때문이었다. 천 화백은 ‘위작’이라고 주장했지만 국립현대미술관 등은 ‘미인도’를 진품이라고 감정했다. 천 화백은 당시 “내 배로 낳은 자식을 몰라보는 어머니가 어디 있느냐”며 미인도가 자신이 그린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천 화백의 사위인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날 추도식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미인도’가 천 화백의 작품이 아니란 정황 증거가 많다”며 “천 화백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미인도’ 진위 논란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미인도’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이날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확대 간부회의에서 최근 ‘미인도’ 위작논란과 관련해 “당시 ‘가짜를 그렸다’고 실토한 사람이 있었는데도 수사를 종결했다는 증언이 있다”며 “작가가 가짜라고 하는데도 국립현대미술관이 진짜라고 주장한 배경도 철저하게 파헤쳐 진실 여부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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