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고임금 근로자와 저임금 근로자 간 임금 격차가 2년 연속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차이는 줄었으나, 비정규직 내에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확대했다.
| (자료=고용노동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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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6월 기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상위 20%(5분위 계층)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856만4000원, 하위 20%(1분위) 임금근로자는 190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5분위 평균임금을 1분위 임금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4.50배다. 5분위 배율은 클수록 임금 불평등이 심하다는 의미다.
5분위 배율은 2년 연속 확대했다. 2014년 5.47배에서 2018년 4.67배로 처음 5배 미만으로 내려온 뒤 2021년 4.35배로 낮아졌으나, 2022년 4.45배로 반등한 뒤 지난해 더 높아졌다.
최하위 임금 근로자의 임금 상승폭이 최상위 근로자 인상폭에 미치지 못한 결과다. 임금 격차가 줄어들기 위해선 최하위 임금 근로자 임금 인상률이 더 높아야 한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진 1분위 임금 근로자 임금 상승률이 5분위보다 높거나 유사했다. 그러나 2022년 5분위 근로자 임금은 전년 대비 8.3% 오른 반면 1분위는 5.8% 늘어난 데 그쳤다. 지난해에도 5분위 근로자 임금이 4.7% 오를 때 1분위는 3.5% 인상했다.
최근 몇년 간 경기가 악화한 영향이라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통 정액급여는 모든 분위에서 3% 이상 오른다”며 “특별급여 부문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기 악화가 저임금 근로자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특별급여를 예년보다 적게 받은 결과 임금 인상률이 고임금 근로자에 미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 (자료=고용노동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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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소폭 줄었다. 지난해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시간당 임금 수준은 70.9%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300인 이상 사업장 정규직 대비로도 300인 이상 비정규직 임금 수준은 같은 기간 65.3%에서 67.2%로 올랐다. 300인 미만 정규직 임금은 57.6%로 전년과 동일했으며 비정규직은 43.7%에서 44.1%로 높아졌다.
그러나 비정규직 내에선 사업장 규모별로 임금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장의 비정규직 시간당 임금은 2만5668원, 300인 미만 비정규직은 1만6843원으로 차이는 8825원으로 조사됐다. 전년 이 차이는 8152원이었다. 300인 이상 정규직 임금을 기준으로 한 비정규직 간 차이도 2022년 21.6%포인트에서 2023년 23.1%포인트로 확대했다. 300인 미만 사업장이 하도급사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원청 비정규직과 하청 비정규직 간 임금 차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