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을 딴 ‘윤석열 대교(가칭)’ 건설이 추진된다.
신안군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출신 단체장이 재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지만, 섬 지역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한 예산 확보인 만큼 여야 간 간극에 구애 받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신안군에 따르면 군은 신안군 장산도와 신의·하의도를 잇는 국도 2호선 2.2km 구간의 연륙연도교 사업을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 사업으로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군은 이 사업에 2800억원 상당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 2월 23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선착장 도착 직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하의도를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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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은 예타 조사 면제 대상에 포함돼 사업의 조기 착공이 성사된다면 다리 이름을 ‘윤석열 다리’로 명명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한다. 현직 신안군 단체장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박우량 군수다.
박 군수는 전날 한국일보에 “신안의 섬 중에서 교통이 가장 열악한 장산도와 신의도·하의도를 잇는 다리를 전액 국비로 건설해 준다면 ‘윤석열 대교’라는 이름을 붙여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군은 이 대교가 완공되면 신안에서 부산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도로 구간이 완성되기 때문에, 김 전 대통령이 역설했던 ‘국민 대통합’을 상징할 수 있는 최적의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 2024년이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기 때문에 시기상으로도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월 23일 오후 전남 신안군 하의도 선착장에 도착,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기 위해 하선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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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중이던 지난 2월 신안군이 연륙연도교를 설치하려는 신의·하의도를 방문했다. ‘하의도’는 김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곳으로, 당시 윤 대통령은 호남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윤 대통령이 방문하자 신안군은 역대 대통령 생가 중 김 전 대통령 생가만 차량으로 이동이 불가능하고 뱃길을 이용해야 하는 지역임을 강조하면서 연륙연도교 설치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정치적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최종 명칭은 지명위원회 등 향후 절차를 거쳐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