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한국인 유전체 표준물질' 개발 성공

맞춤형 진단으로 정확도 향상 기대
  • 등록 2019-04-24 오후 12:00:00

    수정 2019-04-24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서울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한국인 등 아시아인의 유전체 분석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표준물질을 아시아 최초로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KRISS와 서울대 연구팀이 한국인 유전체 표준물질을 관찰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대 성주헌 교수, KRISS 배영경 선임연구원, KRISS 양인철 책임연구원. 사진=KRISS.
KRISS 바이오분석표준센터 배영경 선임연구원, 양인철 책임연구원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성주헌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 유전체 표준물질을 개발하고 이에 해당하는 염기서열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인 유전체 표준물질은 맞춤형 유전체 분석을 도와 각종 유전질환의 조기 진단을 가능케 할 것으로 전망된다.

흔히 유전체(게놈, genome)는 생명체의 유전적 정보를 총망라한 ‘책’에 비유된다. 유전체라는 책은 유전자(gene)라는 ‘문장’들이 모여 완성되며 유전자는 ‘글자’와도 같은 DNA 염기서열로 이뤄진다. 주목할 점은 이 책이 인종, 국가 등 특정 집단에 따라 서로 유사한 특징을 지닌다는 것이다. 책을 분야별로 나누듯 유전체를 집단별로 나눠 분석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2003년 게놈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인간 유전체의 비밀이 밝혀지고 이어서 등장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은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의 해독 시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시켰다. 현재 개인의 유전체 분석은 암에서부터 알츠하이머 치매까지 각종 유전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NGS 기술의 핵심은 유전자를 작은 조각으로 잘라 여러 번 분석한 다음 유전체 지도에 맞춰 재조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NGS는 태생적으로 실험 방법이나 재조립 과정의 차이로 검사업체마다 약간의 오차를 갖고 있다. 미미한 오차라도 진단 결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술의 정확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반드시 존재해야만 한다.

검사기관의 정확도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유용하게 활용되는 표준물질은 ‘답안지가 주어진 문제’와도 같다. 유전체 표준물질을 정확한 염기서열 정보가 담긴 결과지와 함께 검사업체에 제공하면 업체는 자사 장비의 교정이나 분석 방법의 정확성을 개선시킬 수 있다.

KRISS와 서울대 연구팀은 한국인의 독자적인 DNA 물질을 표준화해 유전체 표준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인의 세포에서 DNA를 추출해 최상위 수준의 기술로 분석하고 인증한 것이다.

유전체 표준물질은 정량적인 DNA의 양은 물론 정성적인 염기서열의 정보까지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인 유전체 표준물질이 개발됨으로써 국내 업체들은 전량 수입해 쓰던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서양인 유전체 표준물질에 의존하지 않게 됐다. NIST보다 저렴한데다 인증된 염기서열 정보가 30% 이상 많아 국내 유전체 분석의 신뢰도가 한 단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KRISS 배영경 선임연구원은 “한국인 유전체 표준물질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를 제공받아 기존 표준물질보다 인증 범위가 크다”며 “한국인은 물론 나아가 아시아인의 유전체 분석 결과까지 더 정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성주헌 교수는 “한국인에게 적합한 예방법이나 치료법 개발을 위해서는 한국인의 유전체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기술은 국내 업체들의 유전체 검사 능력을 향상시켜 한국인을 위한 맞춤형 진단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결과는 산업통상자원부·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한국인 표준 게놈지도 작성: 유전체 대동여지도 사업’에서 지원받아 수행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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