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박원순 서울시장 "한강변 35층 제한은 지켜야할 시민의 원칙"

  • 등록 2016-07-05 오후 1:02:04

    수정 2016-07-05 오후 3:10:23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강변 35층 층수제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금 확인했다.

박 시장은 5일 서울 시청에서 열린 ‘민선 6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의 토대가 된) 서울2030 플랜은 시민들이 만든 최상위 법정관리계획”이라며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용산가족공원 조성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반대한다”며 “용산가족공원은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하며 미국 센트럴파크 못지않은 공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시장과 기자단과의 일문일답.

<일문일답>

- 본인의 대표적 ‘브랜드 사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울러 보행하고 싶은 도시를 만들려면 도심에 차량을 줄여야 하는데 이에 대한 방안이 있으신가.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 ‘시민의 편을 드는 시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복지 정책이나 도시재생이나 보행 중심 도시를 만드는 것 역시 시민의 편을 들기 위한 과정이다. 다만 걷고 싶은 도시, 보행 친화 도시를 만드는 데에는 굉장히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한꺼번에 너무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다. 서울 도심권에 버스 중심의 대중교통을 강화하고 공공자전거를 공급하는 한편, 서울역고가 등을 전부 연결해 도심 어디서라도 2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보행축을 구축하고, 프리마켓 등을 통해 볼거리를 만드는 것. 하나로 집중되지는 않지만 이 모든 것들이 모여서 보행친화적인 도시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 중에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구의역 사고는 서울이라고 하는 그늘 안에서 여전히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우리 사회 오랜 기간 잔존해 있던 자유주의, 효율이 시민의 안전이나 생명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졌던 것이 견고하게 뿌리 박고 있었다. 사람과 생명과 시민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을 펴왔음에도 아직도 개혁하고 개선할 여지가 많더라. 또 한편으로 말하면 서울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본질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격차 이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임기 동안 집중해서 해야 할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 강남 한강변 아파트가 35층 층고제한에 묶여있다. 이에 대해 성냥갑 아파트를 만든다는 등 여러 반론이 있는데 이에 대해 완화하거나 혹은 완화를 검토하실 계획은 없는가.

△서울 2030플랜은 법정 최상위 도시계획으로 시민위원회 등 여러 채널을 통해서 만들어졌고 제가 관여한 게 아니다. 더불어 ‘35층이냐, 아니냐’는 본질적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역 공동체가 살아나고 복지를 영위하고 미관과 경관이 있는 주거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서울 2030플랜은 그것을 담고 있다. 잠실 5단지처럼 롯데백화점과 제2롯데월드 타워 등 주변이 상업지구로 개발돼 상업지구로 하라고 한 경우도 있다. 모든 것을 지역과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2030플랜은 시민들이 미래를 생각하면서 만든 거라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 강북은 강남에 비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성이 떨어지는 만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대해 비전이나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가.

△강북은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거환경정비사업, 가로정비사업 등을 하고 있다. 특히 사대문 안에는 역사성이 있는 지역이 많은 만큼 저층 위주로 개발이 이뤄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고층빌딩을 못 짓는다고 강북이 살기에 불편하거나 행복하지 않는 곳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북촌만 아니라 서촌, 이화동, 행촌동, 부암동 등 한양도성을 중심으로 하는 허름한 동네가 리노베이션되면서 사람들이 몰려오고 강남 주민들이 이사오고 있다. 앞으로 강북의 시대가 열릴 것. 고층의 화려한 건물이 아닌 사람의 냄새와 역사의 향기, 아름다운 자연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 외국기업 유치를 하시겠다고 했는데 실질적으로 투자 유치는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서울이 가진 독특한 위상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유엔기구나 국제기구도 서울시의 경험이 독특하고 제3세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대한민국에 국제민간기구를 포함해 48개 기업이 있는데 이중 12개가 제가 취임한 이후에 유치된 것. 이렇게 보면 서울이 글로벌 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는 6억불에 넘는 외자 유치를 했다. 역대 최고이다. 현재도 성장한 기업들을 리스트업을 해서 맨투맨으로 유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단순한 제조업 떠나 문화 ·예술, R&D기관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대선 출마 여부 언제쯤 밝히실 생각이냐.

△저는 우리 시대가 너무나 절망의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민생이 파탄되고 경제의 성장판이 닫힌 사회에서 서울 시장으로서, 정치인으로서, 리더로서, 지식인으로서 무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천하가 즐거워야 내가 즐겁다’라는 것. 다만 이 실천은 서울시로부터 해야 한다. 특히 이번 구의역 사건 이후로 그것을 통감했다.

- 미세먼지 대책은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 수도권에 진입하는 경기·인천 버스 제한은 어떻게 구상되고 있나.

△미세먼지는 서울만 잘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결단 없이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자라는 생각에 서울 사대문 안에 교통량을 대폭 감소시키는 안을 지금 다듬고 있다.

- 용산가족공원에 대한 의견을 들려달라.

△정부 정책에 전면적으로 반대한다. 용산가족공원은 천 년에 한 번 올 기회인 만큼, 시민의 품으로 민족의 품으로 되돌려줘야 한다. 미국 센트럴 파크 못지않는 공원을 만들어야 하고 특히 그 안에 파묻힌 역사적 유물들이 잘 보존해서 유네스코에 등재해야 한다.

-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서초구에서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시장님의 생각은 어떠한가.

△경부 고속도로 지하화는 상당한 많은 예산과 기술적 검토가 필요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 서울시의 ‘인구 천만’이 붕괴됐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

△서울시 인구가 천만이 붕괴됐다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유쾌한 뉴스는 아니지만 마냥 부정적인 뉴스라고도 보진 않는다. 왜냐면 서울시 인구가 많다는 것은 인프라 건설이나 유지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인구가 줄면 쾌적한 주거환경을 확보하고 대중교통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행복하고 쾌적한 시민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 또 인구 천만이 붕괴된다고 서울시의 경제적 활력이 떨어지고 도시가 쇠퇴한다고 볼 수도 없다. 현재도 집은 서울이 아니지만 직장, 쇼핑, 문화·예술 향유는 서울에서 많이 하고 있다. 서울은 대한민국이 아닌 파리나 뉴욕, 런던, 동경 등과 경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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