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각) 자유유럽방송(RFE) 등은 러시아 군인과 그 아내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이들의 신상을 보도했다.
통화 녹음 속 병사는 로만 비코프스키(27), 그의 아내는 올가 비코프스카야(27)로, 둘 사이에는 4세 아들이 1명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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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초 분량의 해당 통화는 여성이 남자친구인 러시아 군인에게 “그래, 거기서 그것을 해”라는 대답으로 시작됐다. 여성은 “그래,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성폭행하라고”라고 반복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마. 이해해”라고 말하며 웃어 보이기까지 했다.
여성의 말에 러시아군 남성도 함께 웃으며 “정말 그럴까”라고 했고, 여성은 웃음을 멈추지 않고 “그래, 허락할게. 그냥 콘돔 써”라고 권유했다. 그러자 남성이 “알았어”라고 답하며 통화는 종료됐다.
이들은 해당 녹음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가 이들과 통화를 시도하자 비코프스키는 현재는 헤르손이 아닌 러시아 흑해함대가 주둔 중인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에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후 기자가 신원을 밝히자 그는 녹음 속 목소리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고 발뺌했다. 아내 올가 또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남편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이들 부부는 자유유럽방송의 취재가 시작된 후인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정부는 러시아군인들이 점령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여성을 상대로 끔찍한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폭로했다.
앞서 류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인권 조사관은 “한 무리의 여성과 소녀들이 지하실에서 25일 동안 감금되기도 했다. 이 중 9명은 현재 임신 중”이라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에게 전쟁 무기로 성폭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의혹에 대해 러시아 측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 대사는 “러시아군을 성폭행범으로 보이게 하려는 우크라이나 등의 계략”이라면서 “수차 말한 대로 러시아의 전쟁 대상은 민간인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