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글로벌경영⑦)경쟁력의 원천은 `동반진출`

현대차, 부르몽 실패후 부품사 동반진출 전략
베이징현대, 60개 부품업체중 한국업체 47개 달해
  • 등록 2004-03-25 오후 4:00:08

    수정 2004-03-25 오후 4:00:08

[베이징=edaily 지영한기자] 현대자동차(005380)는 80년대 후반 캐나다에 부르몽공장을 짓고 북미지역에 진출했으나 실패를 맛봐야 했다. 부르몽공장의 실패요인은 여럿이 있지만 부품조달상의 문제점이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부르몽의 실패를 교훈삼아 인도와 중국에 진출할 때는 한국의 부품업체들과 선단을 이루며 동반진출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결과가 말해주듯 현대차의 동반진출 전략은 빛을 발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와 중국에 동반진출한 부품사는 현대모비스(012330)의 중국법인인 베이징모비스를 비롯해 47개 업체에 달한다. 현대차를 따라 중국에 진출한 베이징모비스의 전용덕 총경리(사진上)와 베이징성우의 한상훈 부총경리(사진下)를 현지에서 만나봤다. -중국 부품업체들의 전반적인 수준은 어떤가. ▲(전용덕)중국은 자동차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자동차 부품시장의 인프라는 굉장히 미흡하다. 중국 부품업체들의 실력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 곳에서 쏘나타가 성공을 거둔 이유는 쏘나타가 세계에서 워낙 인정을 받은 차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필수부품을 중심으로 동반진출한 부품업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국 구매자들의 품질에 대한 인식은. ▲(전용덕)중국에선 아직 자동차가 대중화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다른 나라의 대중화된 고객에 비해 중국에선 상대적으로 레벨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차를 탄다. 그만큼 품질수준에 대한 안목이 높고, 조그마한 흠집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품질에 대한 요구도 까다롭다. 이에 따라 베이징현대가 만드는 차들은 한국의 차들과 품질수준이 비슷하다. 어코드(혼다)나 파사트(폭스바겐) 등을 타는 고객들이 결국은 쏘나타를 타기 때문에 쏘나타의 품질수준은 한국과 거의 대등하다. 엘란트라(아반떼XD) 역시 한국과 동일한 품질시스템으로 양산되고 있다. -완성차와 부품사의 동반진출의 이점은 뭔가. ▲(한상훈)중국 부품업체중에선 베이징성우처럼 대물프레스를 갖고 차체를 찍어내는 곳이 없다. 중국 부품업체들이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꼽는 분야도 바로 대물프레스다. 외국계 완성차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대물프레스를 운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베이징현대의 입장에선 성우와 같은 부품사가 동반진출했기 때문에 진출원년 5만대의 생산·판매도 가능했다고 본다. 현대차가 과거 캐나다에 부르몽공장을 지을 때는 부품사들이 동반진출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동반진출을 하지 않은 점이 부르몽공장의 실패요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현대차는 인도에 부품사와 공동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차도 잘 팔렸지만 양질의 부품공급도 원활했던 까닭이다. 마찬가지로 부품사들이 동반진출한 베이징현대 역시 부품·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동반진출하더라도 초기엔 어려움이 있을텐데 ▲(전용덕)아무래도 동반진출한 부품업체들은 처음부터 흑자를 기대할 수 없다. 공장을 건설하고 새로운 장비도 들여놓고 하다보면 초기엔 고정비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한 부품사들은 앞으로 생산이 늘어날수록 이익부문도 좋아질 것이다. -베이징성우는 언제 흑자로 돌아서나. ▲(한상훈)해외에 진출하려면 초기에 손실요인이 많다. 우리의 경우도 진출 3년 이후 손익분기점을 맞춰가도록 계획을 잡았다. 사실 동반진출이든 해외로 나가 공장을 짓기 위해선 웬만한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다. 물론 현대차와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베이징성우의 향후 사업계획은. ▲(한상훈)올해는 원래 납품계획이 13만대였으나 확대될 전망이다. 엘란트라(아반떼XD)의 수요가 상당히 폭발하는 분위기여서 베이징현대가 생산을 늘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납품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 2007년엔 생산능력을 55만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지금 공장부지는 2만3000평인데, 증설을 위해 올해부터 정문 도로 건너편 2만8000평 부지가 개발된다. -부품사의 관점에서 베이징현대의 과제를 지적하면. ▲(전용덕)중국에서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부품의 현지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동차의 품질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도 실력있는 중국 부품업체를 많이 육성해야 한다. 앞으로 차종이 늘어나면 부품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다. 다양한 부품업체의 인프라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과제가 아닌가 싶다. -작년 사스 때는 어땠나. ▲(한상훈)각국의 주재원들이 철수하고 난리가 났다. 다른 해외 자동차업체들은 자사 주재원들을 모두 철수시켰다. 그러나 베이징현대는 한명도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오히려 사스기간중 베이징현대의 생산이 늘다보니 동반진출한 부품사들도 자동적으로 일이 늘어 한국에 들어갈 엄두를 못냈다. 중국정부도 이런 모습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인들의 한국업체에 대한 평가는. ▲(전용덕)베이징에서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좋다. 중국기관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데, 이들은 한결같이 한국에 대해 좋은 얘기들을 한다. 일본에 대해선 침략문제도 있고해서 거부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한국업체에게는 굉장히 호의적이다. 이들의 자존심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우호적인 관계가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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