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튜브 채널 ‘복덕방 기자들’은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소장을 만나 최근 전세 시장 흐름 진단과 내년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전세시장, 태풍의 눈...내년 세입자 부담 훨씬 클 것”
김 소장은 현재 전세 시장 상황을 ‘태풍의 눈’으로 표현했다. 지난해 7월 말 계약 갱신 청구권제(1회에 한 해 최장 2년까지 세입자에게 재계약을 보장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전셋값 상승이 인위적으로 억제되고 있어서다. 계약 갱신 청구권이 적용된 재계약은 직전 임대료보다 최고 5%까지만 증액할 수 있다. 그는 “(신규 전세) 거래량 자체가 많이 줄었다”며 “통계를 보면 상승률이 약하게 나오는 게 그냥 계약 갱신 청구를 해서 눌러버리기 때문에 표시가 안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금으로선 전세 재계약을 끝낸 집주인이 전셋값을 크게 올릴 확률이 크다는 점이다. 김 소장은 “이때 안 올리면 또 임대료가 제한된 채 4년을 가야 한다”며 “종부세 고지서도 계속 날아온다.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일정 부분 전가하면 세입자 부담은 지금보다도 훨씬 클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내년 입주를 시작하는 새 아파트가 올해보다 줄어든다는 점도 김 소장이 꼽는 전세시장 부담 요인이다. 그는 “계약 갱신 청구권을 사용했던 사람들은 이제 ‘맨땅에 헤딩’을 해야 하는 데 굉장히 아플 것”이라고 표현했다.
전셋값 상승이 매매 가격까지 자극할 우려도 있다. 김 소장은 “전세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매매 가격에 실시간으로 반영돼서 올라가지는 않는다”면서도 “전세는 매매 가격을 떠받치는 무이자 레버리지(지렛대)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는 “공급 물량 변화나 금리, 투자 심리 변화 등으로 아파트값이 오를 때가 되면 그 사이 높아졌던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을 밀어 올린다”고 설명했다.
내년 전셋값이 급등하면 차라리 ‘내 집’을 구매하는 게 나을까? 김 소장은 “무리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자금을 대출받는다는 뜻)은 하지 마시라”고 했다. 그는 “2026년쯤 되면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두 배 높아질 것”이라며 “보수적인 자금 계획 범위 내에서 내 집 마련하시는 게 좋다. 청약 기회가 오면 청약에 도전해도 좋다”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