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연구원은 30일 가계부채 해법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금융당국이 금융연구원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우스푸어 규모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세니마에서 “지난 9월 말 현재 하우스푸어는 약 9만 8000가구로 금융대출을 보유한 가구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금융연구원도 지난해 3월 말 현재 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을 기준으로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거나 부동산 평가액의 40%만 건지는 고위험 가구는 최대 10만 1000가구, 대출금은 47조 5000억원이라고 추산했다. 지금보다 집값이 20% 내리면 이들 가구 수는 14만 7000가구로 4만 6000가구 늘어난다.
지난 6월 말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고 있는 다중채무자는 약 316만명으로 이들의 금융권 대출은 약 279조원이다. 이들 중 30일 이상 연체하고 있는 차주는 36만 2000명으로 전체 다중채무자의 11.5%를 차지했다. 금융연구원은 “은행은 가계대출에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별문제는 없다”면서도 “제2금융권에선 부도 위험에 직면하는 곳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토론에 나선 박창균 중앙대학교 교수는 “이자만 갚고 있는 거치식 주택담보대출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DSR로 분석하는 건 다소 낙관적인 분석”이라며 “좀 더 보수적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