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부품 부족 시달리는 美제조업…쌓여가는 ‘미완성’ 재고

반도체 이어 원자재·기타 핵심부품 등까지 공급난
美 6월 재고 전년比 3%↑…팬데믹 전보다는 12%↑
GM·포드, 공장 꽉차 공항·트랙에 미완성 차량 주차
팔지는 못하고 보관·관리 비용만 늘어…실적도 악화
  • 등록 2021-08-31 오후 3:06:01

    수정 2021-08-31 오후 3:06:01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제조기업들의 ‘미완성’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세계적인 공급망 악화, 병목현상으로 반도체뿐 아니라 원자재 및 각종 핵심 부품 등까지 제때 공급되지 못하면서 부분적으로만 조립·완성된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재고는 지난 6월 전년 동월대비 3%(계절조정) 증가해 1670억달러(약 194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인 2019년 6월과 비교하면 12% 가량 크게 늘어난 것이다. 기계, 목재 제품, 금속 및 가구 등의 부문에서 특히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WSJ은 “팬데믹 이후 반도체 칩을 비롯해 기계부품, 원자재, 전자부품이 부족해지며 여러 산업 분야에서 수개월 동안 생산이 방해를 받고 있다”며 “창고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재고가 쌓여가고 있고, 늘어나는 고객 수요에 매장에 비치돼 있는 물건들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피해가 큰 산업은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자동차 업계다. 미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미시간주 플린트 공장 근처에 있는 공항 주차장에 픽업트럭 수천대를 세워두고 있다. 이 차량들은 반도체 등 부품 부족으로 아직 완성하지 못한 제품들이다. 포드 역시 켄터키주 루이빌 외곽 자동차 경주용 트랙에 미완성 픽업트럭을 주차해두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결국 생산량마저 줄였고 이는 자동차 부품 업체 등에게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형 트럭용 알루미늄 휠을 제조하는 하우메트 에어로스페이스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생산량 감축으로 올해 2분기 휠 판매량이 전분기대비 7% 줄었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존 플랜트 최고경영자(CEO)는 “갑자기 주문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 재고가 늘어나게 됐고, 판매 둔화는 제품 가격을 올려 상쇄시켰다”고 말했다.

반도체 외에도 원자재 및 핵심 부품 등도 공급난이 심화하며 제조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도어록을 제조하는 보안업체 얼리지언은 반도체 칩 및 기타 전자 부품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3~4개월치 주문 잔고가 남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산 라인을 변경해 완성이 가능한 다른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기계 및 건설장비업체 뉴 홀랜드도 “수천대의 부분 조립된 토목 기계, 트랙터, 작물 수확기가 공장에서 부품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한 모든 부품을 확보할 때까지 생산을 중단하게 되면 고객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며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는 실정을 전했다.

쌓여가는 재고는 기업들의 재정에도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보관·관리·유지 등에 많은 돈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품을 완성시키지도, 판매하지도 못한 탓에 실적은 악화했다.

미국 대표 제조기업으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허니웰 인터내셔널의 경우 공급망이 악화하지 않았다면 올해 2분기 매출이 1억~2억달러 가량 증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플라스틱 수지, 반도체 칩, 기타 부품 부족이 창고 및 공장용 빌딩 시스템, 안전 장비 및 생산성 장비를 생산하는 사업부의 매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 제품·장비 제조업체 일리노이 툴 워크스도 현재 약 2억달러어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며, 공급망 지연에 따른 매출 정체가 없었다면 2분기 환율 변동 효과를 제외한 매출이 10%포인트 가량 높아졌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철강제조업체 스틸메이커 클리브랜드의 로렌코 콘칼베스 CEO는 “반도체 칩 부족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이는 (전반적인) 공급망이 매우 약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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