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이 고지서 같아요"...축의금 인플레에 '한숨'

코로나로 미뤘던 청첩장 밀려들어
물가 급등에 축의금 액수 상승...부담↑
"축의금 문화 변해야" 목소리도
  • 등록 2022-06-13 오후 4:13:06

    수정 2022-06-13 오후 4:13:06

[이데일리TV 심영주 기자] “평소엔 점심 먹을 돈도 아끼려고 도시락 싸서 다니는데, 결혼식 갈 때마다 5만~10만원씩 빠지니 부담스럽긴 하죠.”

직장인 임모(31세)씨는 지난달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했다. 잇단 결혼식 참석에 지갑이 얇아져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결혼식 성수기 시즌이 맞물리면서 지난달에만 3번의 결혼식에 가야 했다. 임씨는 “물가 상승으로 식대가 올라 축의금을 적게 할 수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여파에 잦아들었던 결혼식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다시 늘고 있다. 밀려드는 결혼식 초대에 물가 상승으로 축의금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금전적인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올해 취업한 사회초년생 이혜지(28세)씨 역시 축의금 때문에 고민이 깊다. 취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월급이 적지만 그렇다고 마냥 소액의 축의금만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는 “절친한 친구들 결혼식에만 참석하는데 5만원은 손이 부끄러워 최소 10만원은 한다”며 “친구들의 결혼은 너무 축하하지만 청첩장을 받을 때마다 축의금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청첩장이 ‘축의금 고지서’처럼 느껴진다는 말을 들은 적 있는데 정말 공감이 된다”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에는 비혼주의자나 딩크족 등이 늘면서 축의금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전에 축의금은 지인의 기념일을 축하하는 동시에 돈을 주고받는 품앗이 역할을 했는데, 추후 결혼 등 계획이 없는 이들은 축의금을 되돌려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비혼식’이나 ‘딩크식’이 축의금 환수를 위한 방법으로 거론될 정도다.

이 때문에 축의금 문화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의견도 나온다. 김재훈(29세)씨는 “돈 액수로 축하하는 마음의 정도를 판단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서로 안 주고 안 받았으면 좋겠다. 결혼식도 가족들만 초대하는 소규모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식업계에 따르면 올해 1~2분기 호텔 예식장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30%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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