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에 속옷 차림…남매는 왜 거리를 헤매고 있었나

경찰과 이웃 덕분에 부모 찾은 어린 남매
아이들 부모는 캄보디아 출신 이주 노동자 부부
엄마 따라 집 밖으로 나왔다가 길 잃어
  • 등록 2023-05-02 오후 3:03:11

    수정 2023-05-02 오후 3:03:11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속옷 차림에 맨발로 거리를 헤맨 어린 남매가 경찰에 의해 구조된 후 부모 품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사진=전남 영암경찰서 제공)
2일 전남 영암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께 영암군 삼호읍 시가지에서 도로 위를 돌아다니는 어린이 2명을 데리고 있다는 시민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한 시민은 당시 근처 편의점을 방문했던 손님으로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아이들을 편의점에서 보호하고 있었다.

경찰이 찾아갔을 때 두 아이 모두 바지 등 하의는 입지 않고 4살 여아는 속옷, 2살 남아는 기저귀만 착용한 상태였다. 누이와 남동생인 이 아이들은 신발이나 양말도 없는 맨발이었다.

경찰은 이들에게 집 주소나 보호자 연락처 등을 물어봤지만 한국어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주변 거리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했으나 아이들이 어느 집에서 나왔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지구대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기로 한 경찰은 인근 상점 주인을 대상으로 탐문에 나섰다.

경찰은 아이들 부모를 안다는 한 점주를 찾아냈고, 보호자와 연락해 안전하게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사진=전남 영암경찰서 제공)
이 아이들의 부모는 캄보디아 출신 이주 노동자 부부였다.

엄마가 잠시 이웃을 만나러 집 앞에 나간 사이에 아이들이 엄마를 따라 밖으로 나가면서 길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들을 부모에게 안전하게 인계한 영암경찰서 삼호지구대 관계자는 “교통사고 등 강력사건 위험에 노출된 유아를 안전하게 인계할 수 있도록 내 일처럼 도와주신 인근 상점 업주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위험에 처한 시민들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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