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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뉴스테이(기업형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전세의 급격한 월세 전환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중산층에게 8년간 살 수 있는 월세 주택을 원활하게 제공해 임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는 집주인을 사업으로 끌어들일 유인책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사업과 뉴스테이 사업 모두 대상 선정과 입주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중·장기 대책인데다 물량도 적어 당장 코앞에 닥친 가을 전세난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사업…혜택 적고 ‘세금 폭탄’ 우려까지
노후 단독주택을 다가구주택으로 개조하는 리모델링 임대사업은 취지는 좋지만 집주인이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 연 2%대(2.85~2.87%)에 그쳐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수익은 적은데 임대료는 시세의 50~80%로 제한되고 임대기간은 8~20년에 달한다. 여기에 임차인(세입자)은 독거 노인과 대학생 등으로 한정했다. 반면 집주인이 받는 혜택은 주변 임대료 수준의 이주비와 최대 2억원 인 공사비 저리 융자(연 1.5%) 외에는 없다. 집주인들을 사업에 끌어들일 유인책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집주인 입장에선 저금리 기조 속에 직접 대출을 받아 리모델링을 하고 정상적인 임대료를 받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며 “최소한 공사비는 무이자 조건을 제시해야 사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국토부가 주요 시범사업 지역으로 거론한 서울의 경우 리모델링을 통해 집값이 오르면 집주인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까지 낼 수도 있다. 자칫 ‘세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단독주택의 평균 매매가는 6억 5275만원으로 종부세 부과 기준(다주택자 합산 주택가격 6억원·1주택자 9억원 초과)을 훌쩍 넘는다. 서울 강북지역도 5억 7140만원으로 기준에 육박했고, 종로·용산·중구 등 도심권은 7억 3906만원에 달했다. 국토부 계산대로 다가구주택으로 개조해 2억원 가량 집값이 뛰면 1주택자도 종부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리모델링 임대는 집주인에게 임차인 선택권과 임대료 결정권은 뺏고 혜택은 많지 않아 사업 참여자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노후 주택 소유자는 60대 이상이 대부분이라 상속·증여 문제도 있는데다 서울에서는 단독주택에 대한 재건축 및 근린상가 리모델링이 활발해 사업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장기 대책에다 공급물량도 적어…“가을 전세난 해결 난망”
전·월세난 해소 측면에서도 이번 대책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리모델링 임대사업(3000가구)과 뉴스테이(2만 가구) 등은 전체 공급 물량이 올해(1~7월) 전국 월 평균 전·월세 거래량(12만 7700건)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입주 가능한 중·장기 대책이어서 이달부터 본격화된 가을 이사철 전·월세난 해소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아울러 리모델링 임대사업과 뉴스테이 사업 모두 임차 수요가 많은 서울·수도권 도심이 아닌 외곽지역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지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두 사업 모두 물량이 많지 않고 입주까지는 1년 이상이 걸려 당장 가을 전세난 해소에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며 “뉴스테이는 물론 리모델링 임대도 정부가 사업 대상지로 예상한 도심권보다는 기반시설이 열악한 외곽지역에서 신청이 몰릴 가능성이 커 수요와 공급이 엇박자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