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려면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면서 4대 과제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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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방역 단계별 `코로나 재난 매뉴얼`을 제안하면서 “코로나 방역 2단계부터는 전 국민 재난기본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방역 2단계부터는 필연적으로 경제활동 제한 조치가 따르고, 대부분 국민은 소득 감소·단절을 겪는다”며 “피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위한 임대료와 공과금(전기·통신료) 감면 방안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민생의 가장 높은 장벽은 임대료”라며 “임대인도 피해 단계별 임대료 감면에 동참하도록 하고 연말정산에서 감면액만큼 소득공제해주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국민고용·소득보험` 도입으로 새로운 사회보장체제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심 대표는 “현 제도는 2800만 경제활동인구 중 1367만 밖에 포괄하지 못하는 데 현 정부 임기말인 2022년까지 고작 300만 명을 더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이라며 “전국민고용보험제도가 아니고 반(半)국민고용보험제도에 불과하다. 코로나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삶을 지킬 수 없다”고 정부·여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특히 재난극복을 위해 강력한 재정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낮은 조세부담률 정상화 △상위 1% 슈퍼부자 `초부유세` 도입 △국회의원 30% 세비삭감을 통한 고통분담을 제안했다.
아울러 차별금지법과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의 제정, `위성정당` 후유증 등 민주주의 후퇴라는 비판을 불러온 선거제도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심 대표의 연설문 `재난의 시대, 대전환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을 추진하겠습니다` 전문이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정세균 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정의당 대표 심상정입니다.
지난 1월 20일, 코로나 첫 감염자가 발생 된 이후 8개월 지났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암울한 고통의 터널을 함께 견뎌오신 국민 여러분께
온 마음을 다해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동안 K-방역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방역 당국은 강력했고 전문가와 의료진은 유능하고 헌신적이었으며,
국민의 인내와 절제는 눈물겨웠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K-방역은 세계의 모범이 되었고
그에 따라 거시경제지표도 선방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재확산 두 달째,
시민들의 일상과 미래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 달만 더 버티면, 한고비만 더 넘으면 되겠지 생각했던 시민들은 지쳐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 누적되어온 불평등의 계곡이 더욱 깊이 파이고 있습니다.
영세 상공인, 자영업자, 실업과 고용불안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삶은 말 그대로 백척간두에 서 있습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재난이 약자들에게 더 가혹하지 않도록 하겠다던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약속은 허공의 메아리로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지난주 이스타항공 노동자 605명이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해고된 분들은 임금삭감과 체불임금 반납 등 갖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코로나 위기로부터 회사를 살리려고 애써온 사람들입니다.
그렇지만 기업과 정부와 여당 그 누구에게서도 대량해고를 막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불법증여 의혹에 휩싸인 16살 골프선수가
기간산업인 항공사 대주주가 되었는데, 정부는 정녕 책임이 없습니까?
212억 자산가가 5억 고용보험료를 떼먹어 고용안정기금조차 못 받고 있는데,
이런 악덕 기업주에게 금배지 달아 준 집권 여당이 이렇게 나 몰라라
하고 있으면 됩니까?
정세균 총리님, 이낙연 대표님, 책임 있는 해법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동안 방역은 전문가들이 잘해왔습니다만, 문제는 민생입니다.
방역만 강제되었지 민생대책은 임시방편적이었습니다.
정치권의 직무유기입니다.
언제까지 선별, 보편 논쟁만 지루하게 반복하고 있을 것입니까?
이제, 시민들이 재난시대를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대책 마련을 위해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코로나 시대, 기후위기 시대 입니다
코로나19 백신도 시간이 걸리지만, 그 후에도 더 자주 더 강한
제2, 제3의 팬데믹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적어도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도래하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기후위기로 인한 복합재난이 공포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폭우를 동반한 최장의 장마와 연이은 태풍, 녹아내린 빙하와 생태계 파괴,
세계 곳곳의 이상기온과 산불 등은 기후멸종위기의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한 징후들입니다.
모두 지구의 면역체계 붕괴로부터 비롯된 현상입니다.
우리나라는 당장 코로나 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기후위기를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대전환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위대한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살아있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21세기를 아마도 ‘재난의 시대’로 명명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려면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전쟁에서 진정 승리하는 길은 확산과 억제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방역과 생활의 균형을 갖춰가는 새로운 사회체제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후위기 극복이야말로 탈탄소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정부가 비상계획을 동원해서 총력체제로 임해야 할 과제입니다.
코로나 전쟁은 단기속결전이 아니라 장기지구전이 될 것입니다.
장기 지구전에 승리하려면 기초체력이 튼튼해야 합니다.
방역과 국민생활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자원배분을 이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재난 속에서도 국가가 안전과 최소한 존엄한 삶을 보장해 줄 거라는
믿음을 국민에게 드리는 것,
바로 그것이 전시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입니다.
재난의 시대, 새로운 사회계약 4대 과제를 제안합니다
첫째, 방역단계별 ‘코로나 재난 매뉴얼’을 제안합니다.
현재 방역 1단계는 개인위생과 시민의 자율적인 참여하에 진행되는 협력방역입니다.
그러나 2단계부터는 집합금지를 제한, 명령하고
강제된 ‘사회적 거리 두기’를 동반하는 통제방역입니다.
필연적으로 경제활동 제한조치가 따르게 되며,
대부분 국민들은 소득 감소와 소득 단절을 겪게 됩니다.
많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도 영업 중단과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절실한 것은 언제든 재유행으로 거리 두기 조치가 실시되더라도
국민들이 ‘예측 가능한 재난안정대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마치 전시에 폭격이 있으면 대피할 곳을 미리 예정하는 것처럼,
코로나 준전시체제 하에서 안전한 ‘경제적 대피처’로
‘코로나 재난 매뉴얼’을 정기국회에서 제도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 제안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예기치 않은 자연재해 발생 시에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고 해당 지역 주민피해를 보상해주는 전례를 따르자는 것입니다.
팬데믹 재난은 국민의 고통이 더 크고 광범위한 만큼 당연히 제도화돼야 합니다.
코로나 방역 2단계부터는 ‘전국민 재난기본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또 피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 대한 임대료와 공과금(전기료, 통신료 등)
감면방안을 매뉴얼에 담아야 합니다.
그 액수와 규모는 방역단계와 기간에 따라 정하면 될 것입니다.
앞으로 몇 번 반복될지 모르는 감염병 재유행과 방역 조치에 따라
지루하게 되풀이될 재난수당 지급 논쟁을 끝내야 합니다.
또 방역에 따른 자영업, 중소상공인의 영업 손실과 피해에 대해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피해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코로나 뉴딜을 위한 고통분담은 정의롭게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임대인도 피해단계별 임대료 감면에 동참하도록 하고
연말정산 시 감면액만큼 소득공제 해주는 방안을 도입해야 합니다.
코로나 민생의 가장 높은 장벽은 임대료입니다.
사실상 영업폐쇄 상태여도
몇 백에서 몇 천에 이르는 임대료는 따박따박 나갑니다.
알바조차 구하기도 힘든데 대학생들은
살지도 않는 자취방 월세 다달이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물주의 임대료 감면요구는 사적 계약침해라고 묵살당합니다.
정부도 이런 점을 의식해서 착한 임대인이 되어달라는
호소만 하고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방역 전시체제라며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시민들에게 소득손실을 강제하면서 임대소득은 왜 보장되어야 합니까?
누구는 전시 통제하에서 의무로 살고 누구는 평시 자유의 세상의 권리로 살아도 된다면 그것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방역조치에 동참하는 것인 만큼,
고통도 누구 예외 없이 골고루 나누어야 합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통신요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난의 시대에 코로나특수를 누리고 있는 통신사에게 정부가 진짜 해야 할 일은 고통분담동참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공공의료 확충으로 방역의 유연성 확대 노력도 병행해야 합니다.
확진자 수가 적음에도 강도 높은 방역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중증환자 수용을 위한 공공 병상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공공의료의 취약성을 강력한 거리 두기로 메우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정부는 당장 민간병원의 공공기여 매뉴얼부터 만들고,
계속 미뤄지고 있는 공공병원 확충 방안은 이참에 제도화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이상 방역단계에 따른 경제민생 매뉴얼을 담은
(가칭)코로나 민생지원 특별법을 발의할 것입니다.
정부와 각 당의 대승적인 검토를 요청드립니다.
둘째, `전국민고용·소득보험` 도입으로 새로운 사회보장체제로 나갑시다.
재난의 시대, 모든 국민이 최소한 인간적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장하는 사회보장체제 도입이 시급합니다.
이를 위해 정의당은 「전국민고용·소득보험」법을 발의하였습니다.
「전국민고용·소득보험」제도는 모든 취업자가 자기 소득의 일정 비율을
보험료로 납부하고, 사용자와 정부도 그에 상응하는 기여를 함으로써
실업과 소득상실의 위험으로부터 모든 취업자를 보호하자는 것입니다.
정의당은 임금 노동자만이 아니라 모든 형태의 노무제공자, 자영업자까지 포괄하고, 단계적이 아니라 전면적으로 실시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전국민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겠다’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러나 정부·여당안은 여전히 현 임금기반 고용보험제도 틀을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입니다.
현 제도는 2800만 경제활동인구 중 1367만 밖에 포괄하지 못하는 데
임기말 22년까지 고작 300만 명을 더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전국민고용보험제도가 아니고 반(半)국민고용보험제도에 불과합니다.
코로나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삶을 지킬 수 없습니다.
정부여당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합니다.
「전국민고용·소득보험」은 재난시대 가장 필요한 새로운 사회계약이며,
미래의 소득보장 제도인 기본소득제 실현으로 나가는
가장 확실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기본소득제에 공감하는 모든 정치세력들은「전국민고용·소득보험」제도
실현에 힘 모아 줄 것을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서 실시간 소득파악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영국의 `RTI`(Real Time Information)처럼, 국세청에 홈택스 기반(월 단위) 실시간 소득파악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최근 국민의 힘이 정강을 개정하면서 기본소득을 포함한 것은 전향적입니다.
무엇보다 보수정당이 우리 사회의 아래쪽에 사는 시민들에게
관심을 두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큽니다.
그러나 기본소득 정책이 주호영 원내대표의 말씀처럼
“나라 재정의 여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검토되는 것이라면,
기존복지 제도를 통폐합한 저소득층지원정책으로 읽힙니다.
추가적인 재정 없이 기존복지 배열만 바꾸는 정책을 기본소득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셋째,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해야 합니다.
“오늘날 같은 불행한 시대에는 경제피라미드 바닥에 있는 잊혀진 사람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미국 뉴딜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루즈벨트가 했던 말입니다.
이처럼 대공황에서 미국을 구한 뉴딜의 핵심은 댐 건설이 아닌 노동권의 강화였습니다.
새로운 사회계약의 중요한 과제는 재난이 불평등과 양극화로
귀결되지 않도록, 사회적 힘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입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 비정규직과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들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을 예외 없이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경제활동인구의 25%가 자영업자이고, 기업 간 양극화가 심각한 우리 현실을 고려할 때, 대리점주,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하청기업과 중소상공인의
교섭력 강화는 매우 시급한 과제입니다.
가맹점주에게 단체교섭권을 부여하고, 중소기업단체의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경제주체간의 힘의 불균형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에 기반하여 만연한 불공정거래와 원하청 갑질 문제에 스스로 맞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 재난극복을 위해 강력한 재정혁신을 추진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재난은 작은 정부의 대실패를 보여준 사건”이다.
영국 경제학자 마리아나 마추카토의 말입니다.
만일, 정부가 ‘마스크’라는 상품을 시장에 맡겼다면
매점매석으로 인해 정작 필요한 곳에는 공급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재난시기에는 국민의 안전과 생존에 필요한 자원 배분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정부만이 국가를 책임질 자격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전쟁 상황이라면서 총알 많이 쓴다고,
불길 잡는 물 많이 쓴다고 야단 떠는 정당이 있습니다.
전시상황이라면서, 정부는 평시처럼 운영하라고, 더 작은 정부가 되라고
이치에 맞지 않는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예산 4.8조 달러의 62%가 넘는 3조 달러를 지출하였습니다.
가장 엄격한 재정원칙이 있다는 독일도 지난 3월 7500억유로(약 997조원)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켰습니다.
재난 앞에서 균형재정론과 재정준칙을 앞세운 국민의 힘 주장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고 무책임한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정부 재정적자가 얼마냐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코로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불가피하게 져야 할 부채를
정부, 가계, 기업 중에서 누가 감당할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가장 먼저 막아야 하는 것은 가계 파산 아닙니까? 여러분!
제1야당이 진정 민생과 재정 파탄을 걱정하신다면,
코로나 전쟁에 필요한 재정편성 방안마련에 힘써야 합니다.
오히려 증세안을 책임 있게 제시하고,
부유층의 사회적 연대를 이끌어 내는 데에 앞장서 주기 바랍니다.
그것이 진정 국민에게 힘이 되는 길입니다.
재정 혁신을 위한 세 가지 제안 드립니다.
첫째, 우리 경제규모에 비해 턱없이 낮은 조세부담률을 정상화해야 합니다.
2018년 현재 20%에 머무르고 있는 조세부담률을 OECD 평균수준인 25%에 도달할 수 있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상위 1% 슈퍼부자에게 1% 초부유세 도입에 앞장 서 주십시오.
이렇게 걷은 약 38.5조원은 재난극복 비상재원에
중요하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셋째, 국회의원 30% 세비 삭감으로 고통분담을 정치권이 선도합시다.
저는 일찍이 살찐 고양이법으로 국회의원 임금이 최저임금의 5배를 넘지 못하도록 제안드린 바 있습니다. 일회적 기부, 면피용 삭감 말고
보다 책임 있는 고통분담 방안이 국회에서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진짜 그린뉴딜로 기후위기 경제위기 돌파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우리 국회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언어들이 넘쳐납니다.
정부·여당도 기후위기 극복을 힘주어 말하고 있고
한국판 뉴딜에 그린뉴딜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1야당 국민의 힘 안에서도 드디어 ‘탈탄소’ 사회를
언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고무적인 변화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며
끼워 넣은 그린뉴딜은 매우 미흡합니다.
정의당의 그린뉴딜과 이름 말고는 같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탄소저감 목표도 불분명하고 대부분 대기업의 생산전략에 의존한 것입니다.
녹색성장과 창조경제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1야당의 ‘탈탄소’는 온갖 태양광 발전에 대한 비방과
원자력에 대한 근거 없는 맹신에 갇혀 있을 뿐입니다.
얼마 전 세계적인 석유기업 엑슨모빌이 다우존스에서 퇴출됐습니다.
EU는 탄소 국경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을 협력기업 조건으로 제한했습니다.
저는 과연 우리 정부와 기업은 얼마나 준비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린뉴딜은 낡은 화석연료 경제를 끝내고 탈탄소경제로의 대전환을 하자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확고한 철학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정부 스스로 혁신가가 되어야 합니다.
혁신적인 정책으로 시장을 창출하고, 때론 투자가가,
때론 경쟁자가 되어 민간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후위기 대응의 최우선은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것입니다.
탄소배출의 20%를 차지하는 교통체계를 완전히 혁신하는 일입니다.
2030년 전기차동차 1000만대 시대를 제안합니다.
전국 대도시에 탄소배출 차량 진입을 과감히 제한하고,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아일랜드와 같이 내연기관차 신규생산 판매 금지하는 조치를 검토해야 합니다.
정부의 정책 이니셔티브로 1000만 전기차 시장을 열어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투자와 기술혁신을 가속 시켜야 합니다.
정부가 대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해서 친환경 자동차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론 탄소저감은 커녕 기업의 혁신마저 지체시킬 것입니다.
또 10년 안에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중지하고,
우리가 쓰는 전기의 40%까지 태양광, 풍력으로 대체하는
담대한 계획을 촉구합니다.
숲과 산림을 해치는 방식이 아니라 도심 건물 옥상,
도로와 철로를 이용한 태양광 터널 설치 등 혁신적 방법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그린뉴딜 기술혁신은 디지털 뉴딜처럼 일자리와 인건비를 줄이는
노동절감형 혁신이 아닙니다.
유한한 부존자원 이용을 줄이는 자원절감형 혁신이고,
자원생산성을 높여 녹색일자리를 늘리는 혁신입니다.
이를 위해 매년 GDP의 1% 이상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 그리드, 탈탄소 부품소재 개발 등 녹색기술에 투자해야 합니다.
저와 정의당 안에는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철학이 있습니다.
무상급식, 무상교육, 공공의료 실현해냈던 것처럼
정의당이 진짜 그린뉴딜을 견인하겠습니다.
21대 국회에서 존엄한 삶의 기준을 새롭게 세웁시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코로나19는 모든 삶이 연결돼 있고
모두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어느 누구도 위험해서는 안 된다는
엄연한 사실을 다시 깨닫게 했습니다.
재난의 시대,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의 자존과 존엄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존중되는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21대 국회는 4가지 입법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첫째, 차별금지법을 제정합시다.
재산과 소득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사는 지역이나 학력, 직업에 상관없이,
그리고 성별이나 여러 정체성의 차이를 불문하고
모두 똑같이 사회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존엄해질 권리가 있습니다.
선배동료 의원들께 호소드립니다.
차별금지법,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절대 외면할 수 없는 법안입니다.
둘째,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입니다.
대한민국 노동자들이 한 해 2000명이 죽고 있습니다.
떨어져 죽고, 끼어 죽고, 연기에 질식돼 죽고, 불에 타서 죽고 있습니다.
질병으로 죽고, 과로사로 죽어나고 있습니다.
이러고도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 자부할 수 있습니까?
사람 하나 죽으면 700만원 위로금으로 때우려는 현실은 끝내야 합니다.
노동자가 일하다 죽으면 기업이 살인한 것으로 간주하여
마땅히 중대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더 이상 유보될 수 없습니다.
셋째, 주거취약계층의 주거기본권 해결에 나섭시다.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가 100만이 넘습니다.
이 중에서 반지하에는 37만 가구 70여만 명의 국민이 살고 있습니다.
주거기본권의 사각지대인 반지하 방 근절에 나섭시다.
비인간적인 주거공간이 허가가 나지 않도록 건축법을 개정하고,
주거기본법 상의 최저주거기준을 개선하며, 주거급여를 대폭 강화합시다.
넷째, 미투에 응답하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미투로 온 사회가 들끓은 지 3년째 되어가지만,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고 그 틈을 틈타 텔레그램 N번방 등 중대한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회에 잠자고 있는 성폭력방지법, 비동의강간죄 등을 처리해
성평등 사회를 앞당깁시다.
길 잃은 정치개혁, 더불어민주당의 결자해지를 요구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 포털을 장식하는 정치뉴스가 무엇인지 보십시오.
재산누락, 불법증여, 갑질논란, 자녀특혜.
온갖 기득권 찬스를 노리는 불법이
입법자들이 만들어 낸 뉴스로 퍼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코로나와 전쟁 중인데, 정치권은 특권 사수 전쟁 중인 것입니다.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은 부동산 투기에서 손 떼야 합니다.
특권과 반칙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불법이 아닌데 무엇이 문제라는 태도는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습니다.
고위 공직자 1가구1주택제 등 공직자의 윤리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국회가 회피해왔던 이해충돌방지법을 서둘러 처리해야 합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국회가 새롭게 구성되면 늘 등장하던
유력 정치인들의 단골 메뉴가 사라졌습니다.
다름 아닌 정치개혁입니다.
틀에 박힌 주장은 물론, 형식적인 립서비스 조차 없습니다.
위성정당 후유증입니다.
개혁을 거부한 보수야당과 개혁을 무너뜨린 여당의 합작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모두를 부끄럽게 만든 후과입니다.
그럼에도 거대양당의 반성문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정의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진력했던 이유는 정의당만의 절박성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국민을 닮은 국회, 다양성의 정치는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거대양당의 밥그릇 논리로
촛불개혁의 절호의 기회는 전복되었습니다.
코로나는 모든 것을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들었고, 정치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국민들은 더불어민주당에게 180석을 안겨주었지만,
정치개혁 실패를 면제해 준 것은 아닙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결자해지를 요구합니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그리고 선배동료 여러분.
정의당은 새로운 대표의 선출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의당은 저 심상정만으로 상징되지 않을 것입니다.
정의당은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겠습니다.
거대양당이 지지율을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할 때
정의당은 미래와 경쟁하면서, 대전환을 준비해 나아갈 것입니다.
독일 총리 빌리 브란트가 갈파했듯이
청년들은 오늘의 현실과 어제의 비참함을 비교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현실과 내일의 가능성을 비교합니다.
반면 우리 세대는 어제의 비참함과 오늘의 현실을 비교합니다.
지금 우리가 가진 민주주의와 80년 5월 광주를 비교합니다.
우리 세대의 눈은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저 심상정도 청년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와 우리 세대의 눈이 미래로 향하지 않았다면
독재와 억압의 현실은 바뀌지 않았을 것입니다.
노동조합조차 만들 수 없었던 어둠의 시대는 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 청년들의 불안한 눈동자는
재난의 시대를 통과하기 위한 안간힘 속에서도 미래로 향해 있습니다.
전례 없는 불평등과 기후재난에 저마다의 방식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우리 청년들의 투쟁에 팔 걷어붙이고 어깨를 걸겠습니다.
그들과 함께 싸우는 그곳에서
정의당과 심상정은 다시 일어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