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맥주시장 지각변동…공룡기업 등장 초읽기

1위 AB인베브, 2위 사브밀러 인수 타진
인수 성공시 세계맥주시장 30% 넘게 장악
시장 독점 우려도 커져‥사업 일부 정리할 듯
  • 등록 2015-09-17 오후 4:25:26

    수정 2015-09-17 오후 4:25:26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세계 맥주 세 병 가운데 한 병을 생산하는 ‘공룡 맥주회사’가 탄생할까‘. 세계 1위 맥주 기업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 InBev)가 2위 사브(SAB) 밀러 인수에 나서면서 맥주업계 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AB인베브는 2위 업체 사브밀러에 합병을 제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브 밀러도 “공식적인 인수제안이 오면 검토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

AB인베브는 지난 2008년 벨기에 인베브 그룹과 미국 안호이저 부시가 합병해 탄생한 기업이다. 현재 전 세계 맥주시장 점유율이 20.8%다. 버드와이저, 코로나, 스텔라, 벡스 호가든, 빅토리아 비터를 포함한 주요 맥주 브랜드로 유명하다. 이 업체는 세계 25개국에 직원 15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OB맥주의 최대주주다.

사브밀러는 밀러, 아길라, 페로니, 필스너 우르켈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세계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이날 시가총액기준으로 2450억달러(약 286조원) 규모의 초대형 맥주 회사가 탄생한다. 전 세계 맥주시장의 31%를 장악한 공룡이 등장하는 셈이다. 세계 3위 업체인 네덜란드 하이네켄의 시장점유율(9.1%)과의 격차가 세 배로 커진다. 양사 통합이 이뤄지면 그동안 대형 인수·합병(M&A)을 반복해온 맥주업계의 재편작업이 사실상 완료되는 셈이다.

AB인베브가 사브밀러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이유는 다양해지는 소비자 취향을 충족시키고 신흥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최근 소비자들이 포도주나 수제 맥주로 옮겨가면서 거대 맥주회사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킬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해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하이네켄이 미국 수제맥주 제조업체 라구니타스의 지분 50%를 인수한 것도 같은 이유다. 아울러 사브가 장악한 남미를 포함해 신흥국 시장의 공략이 훨씬 수월해지고 사브밀러 주가가 지난 1년 동안 11% 하락해 가격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양사 간 합병이 성사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덩치가 크다보니 ‘반독점’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브밀러는 미국 몰슨쿠어스와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 점유율도 23%다. 인베브도 중국시장 점유율이 15%나 돼 두 회사의 점유율이 40%에 가깝다.

이에 대해 다이애나 모스 미국반독점협회(AAI) 회장은 “경쟁에 치명적 위협”이라면서 “맥주의 소비자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회사가 경쟁 당국의 승인을 얻기 위해 미국이나 중국 사업 일부를 정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