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온디바이스 AI용 모바일 낸드 ‘ZUFS(Zoned UFS) 4.0’을 개발하는데 성공하면서 오는 3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SK하이닉스는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분야까지 업계 최고 성능을 확보하며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을 이끌어 갈 방침이다.
|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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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분류해 저장…앱 실행 시간 45%↑SK하이닉스는 ZUFS 4.0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는 데 최적화한 메모리로 업계 최고 성능을 구현했다고 9일 밝혔다. 3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ZUFS 4.0은 향후 글로벌 기업들이 출시할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에 탑재된다.
ZUFS 4.0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전자기기에 쓰이는 플래시 메모리 제품인 UFS 4.0에 ‘존드’(Zoned)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UFS는 여러 데이터를 공간 구분 없이 저장했지만 ZUFS는 여러 데이터를 용도와 사용 빈도 등 기준에 따라 각각 다른 공간(Zone)에 저장한다. 마치 분류한 서랍에 알맞은 데이터를 넣어 저장하는 개념이다.
저장된 데이터를 꺼낼 때 소요 시간이 적어지니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작동 속도와 저장장치의 관리 효율성이 향상된다. 가령 ZUFS 4.0을 탑재한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사용자는 용량이 큰 게임을 더욱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ZUFS 4.0은 장시간 사용 환경에서 스마트폰 앱 실행 시간을 기존 UFS 대비 약 45% 향상시켰다. 또 저장장치의 읽기·쓰기 성능이 떨어지는 정도가 UFS 대비 4배 이상 개선되면서 제품 수명이 약 40% 늘어났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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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ZUFS 개발…“글로벌 1등 위상” 목표SK하이닉스는 AI 붐이 도래하기 전인 지난 2019년부터 고성능 낸드 솔루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협업해 ZUFS 개발을 시작했다. 초기 단계 ZUFS 시제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한 SK하이닉스는 시제품을 바탕으로 고객과 협업해 ‘제덱’(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규격에 적합한 4.0 제품을 개발했다.
과거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며 적자를 면치 못했던 낸드는 AI 열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함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AI로 데이터 생성량이 폭증하며 낸드 수요가 함께 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낸드 판매가격은 전기 대비 30% 이상 올랐고 낸드 사업 매출은 35%를 넘어섰다.
안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를 탑재해 온디바이스 개발에 집중하면서 여기에 필요한 메모리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고성능 낸드 솔루션을 적시 공급하고 세계적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AI 메모리 1위 공급자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 SK하이닉스 ZUFS 4.0 (사진=SK하이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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