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그룹재건 9부능선에서 '복병' 만나

'우선매수권' 되찾을 기반있지만..'몸값' 신경전
금호산업·금호고속 매각 앞두고, '주판알'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운항정지 처분도 '부담'
  • 등록 2014-11-17 오후 5:18:24

    수정 2014-11-17 오후 5:21:21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경영난 이전의 그룹재건에 집중하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막바지 돌발 변수를 만났다.

17일 업계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등 유동성 위기 속에 팔았던 계열사를 차례로 되찾아 재도약하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금호산업이나 금호고속을 인수하려는 과정에서 최근 복병이 나타났다.

금호고속의 현대 최대주주인 IBK-케이스톤 사모펀드(PEF)는 최근 박 회장 측 인사인 금호고속의 대표이사를 전격 해임하면서 ‘몸값 올리기’에 날을 세우고 있다. 또 그룹의 핵심축인 금호산업(002990)의 지분을 호반건설이 계속 사들여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여기에 그룹의 캐시카우인 아시아나항공(020560)까지 작년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활주로 사고 이후 행정처분에 따라 이 노선의 운항이 한달 넘게 중단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삼구 회장은 계열사를 피치 못해 매각할 때 대부분 ‘우선매수권’조항을 달아 되찾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하지만, 알짜 계열사를 되찾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고속 지분 100%를 보유한 IBK-케이스톤 사모펀드는 지난주 김성산 금호고속 대표이사를 전격 해임했다. 금호고속 이사회가 결의한 금호리조트 유상증자 참여를 이행하지 않아 금호고속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금호고속 매각 절차를 방해하는 사내조직의 활동을 방치하는 등 금호고속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그룹 측은 “IBK-케이스톤이 지분 30%를 출자할 당시 대표이사 선임권을 갖고 있는데 동의도 없이 대표이사를 해임한 것은 절차에 문제가 있는 불법”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 같은 공방을 두고 업계에서는 매각전에 벌이는 ‘신경전’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 측은 지난 2012년 사모펀드 측에 매각할 당시 금액인 3000억원 가량을 인수 금액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사모펀드 측은 매각 금액을 5000억원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호반건설이 최근 금호산업의 지분을 사들이고 점도 거슬리는 일이다. 호반건설은 지난주 금호산업 주식을 잇달아 매입해 지분율이 6.16%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하지만 되사려는 박 회장측 입장에서는 금호산업의 몸값을 높이는 이유가 될 수 있어 부담이다.

박삼구 회장 외 특수관계자 20여명이 10.64%(353만3864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박삼구 회장은 5.30%(176만446주),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5.10%(169만5733주)를 갖고 있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으려면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중 최소 39%의 지분을 가져와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금액은 2000억원대로 추산되지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3000억원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금이 많은 호반건설은 과거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30.08% 가지고 있어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도 넘볼 수 있다. 그룹은 “금호산업 역시 우선매수권이 있어 다른 기업에서 섣불리 넘볼 수 없다”며 인수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호반건설의 돌출행동이 부담스런 분위기다.

또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활주로 사고에 따른 행정처분에 따라 국토교통부로부터 45일간의 운항정지 처분을 받았다. 한 달이 넘는 운항정지로 매출감소 150억원 뿐 아니라 이미지가 실추나 대한항공 등 경쟁사로 고객이 이탈하는 유·무형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아시아나는 이날 “고객 불편을 고려치 않은 행정편의적인 처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국토부에 이의신청을 했다.

업계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한정된 실탄(현금유동성)으로 계열사를 되찾고, 그룹을 재건하려면 채권단이나 사모펀드 등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등 ‘강온양면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측 관계자는 “주요계열사의 워크아웃 졸업 등을 앞두고 여러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룹 정상화의 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금호산업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를 그룹내 편입하고 경영정상화가 완전히 이뤄지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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