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에 사는 대학생 김하민(23·가명) 씨는 추석 연휴 동안 일할 알바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 대학 학자금을 벌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다. 다행히 물류센터나 이삿짐센터에서 시급 1만원 이상의 ‘고액 알바’를 구하고 있어 지원했다. 기존에 일하던 편의점 주중 알바 자리는 이번 연휴 전 관뒀다. 시급은 적은데 일이 생각보다 힘든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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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환구(47·가명) 씨가 고용했던 알바도 지난 주 일을 관뒀다. 알바를 하던 학생은 “추석 기간 다른 마트에서 시급 1만5000원짜리 일자리를 구했다. 만약 사장님이 이 정도 금액을 보장해주지 못하시면 일을 관둬야 할 거 같다”며 갑작스레 연락을 끊었다. 평소 일을 도와주던 아들도 취직이 돼 지방으로 내려간 탓에, 김씨는 이번 추석연휴 기간 꼼짝없이 내리 가게를 지켜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김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편의점주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정작 올 추석 전체 ‘알바시장’은 구직수요 열기가 뜨겁다.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총 1592명의 직장인과 대학생, 알바생들을 대상으로 ‘추석연휴 아르바이트’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 대학생 65.7%, 직장인 54.9%가 ‘추석 연휴기간 중 단기 아르바이트를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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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이 더 많은 임금을 원하는 알바와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는 편의점주 간 ‘미스매칭’의 골은 갈수록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6470원에서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진 탓이다. 실제 증권업계는 내년 최저임금 상승으로 편의점 가맹점주의 순수입이 10~14%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자발적으로 ‘알바 없는 편의점’ 운영을 원하는 점주들고 생겨나고 있다.
편의점사 한 관계자는 “업주들이 가맹 상담 과정에서 갈수록 커지는 인건비 부담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 지를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현재로선 뚜렷한 해법은 없는 상황”이라며 “편의점의 근무 강도가 여타 업종보다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다보니 점주 입장에선 추석이라고 해서 시급을 갑자기 올리기에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본사차원의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