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두 아들 살해' 40대 가장…계획했던 범행, 더 잔인했다

"기억상실·인격장애" 모두 거짓..A씨 구속 기소
  • 등록 2022-11-17 오후 8:15:14

    수정 2022-11-17 오후 8:15:14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경기 광명에서 아내와 10대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재혁)는 살인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지난달 25일 저녁 8시 10분께 자신의 집인 경기도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42살 아내와 15살, 10살 두 아들을 미리 준비한 둔기와 흉기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2년 전부터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A씨는 가정불화를 겪다가, 피해자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생각한 끝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작은아들을 범행 장면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직후 아파트 인근 수풀에 흉기와 당시 입었던 셔츠, 청바지 등을 버린 뒤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3시간 정도 PC방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집으로 돌아와 오후 11시 30분께 “외출 후 집에 돌아오니 아이가 죽어 있다”며 119에 신고했다.

당초 A씨는 이 사건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경찰은 주변 정황을 토대로 A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상황 등을 집중 추궁해 자백을 받았다.

A씨는 애초 이들을 기절시킨 뒤 베란다 밖으로 던져 자살로 위장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앞서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는 8년 전에 기억을 잃었고, 이번에 코로나에 걸려 8년 만에 기억을 찾았다”며 다소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실제 A씨는 조사 과정에서도 기억상실증과 다중인격장애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건 통합심리분석 결과 A씨는 정신병리적 특성이 발견되지 않아 이같은 진술은 모두 거짓으로 판정됐다.

자신의 아내와 두 아들을 잔혹하게 살해했음에도 A씨의 신상정보 공개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가족 간 범죄인 점을 고려할 때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검찰은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해 유족에게 장례비와 심리치료비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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