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선호도 2개월만에 급감…10명中 6명 “매매價 하락할 것”

재개발 선호도 ‘1월 33%→3월 18%’
올 들어 부동산처분 PB상담 급증
처분 부동산 ‘1순위’는 일반아파트
강력한 주택정책 ‘新DTI+DSR 도입’
  • 등록 2018-04-05 오후 3:43:07

    수정 2018-04-06 오전 8:04:50

2018년 KB부동산 보고서. (자료=KB금융그룹)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최근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재개발 선호도는 두 달 사이에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의 부동산 처분 상담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투자 유망 부동산은 아파트 분양 및 상가가 꼽혔다.

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년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정부 규제가 지속되면서 투자 선호도가 지난 1월 33.0%에서 3월 18.0%로 2개월 만에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서울 지역에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선호도 하락이 두드러졌다.

올 한해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 신규분양 아파트(30.9%)와 상가(22.2%)를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분양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는 서울이 1월 조사 때보다 10.3%포인트 상승하고 경기가 6.0%포인트 증가했지만 기타 지방에서는 감소했다.

KB금융 경영연구소는 지난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부동산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올해 처음으로 발간된 ‘KB부동산 보고서’는 KB경영연구소의 부동산 시장에 관한 전문적 분석뿐 아니라 전국의 500여개 중개업소와 KB국민은행 PB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시장 진단 및 전망, 정책이슈 등 현장의 목소리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KB경영연구소는 “주택시장의 변화에 대한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KB부동산 보고서’를 매년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8년 KB부동산 보고서. (자료=KB금융그룹)
주택경기 양극화…서울 ‘상승전망’ 절반 넘어

올해 주택시장 경기에 대해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이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 주택매매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답변 비중은 60.0%로 1월(49.9%) 조사보다 ‘하락 의견’이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은 상승전망이, 서울 이외의 지역은 하락전망이 50%를 각각 넘어서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했다.

가격 상승과 하락 원인은 공급 부족과 입주물량 증가 등 ‘주택수급’ 문제가 지목됐다. 전세가격은 76.0%가 하락을 전망했으며 지역별로는 서울을 포함한 전(全) 지역에서 하락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서울은 1차 조사에서 상승전망이 우세했으나 2차 조사에서는 하락전망이 많아져 2개월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하락원인은 입주물량 증가를 꼽았으며 특히 경기도(80.0%) 및 기타 지방(92.3%)에서 공급과잉 우려가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고액자산가로 구성된 PB 고객들은 안정적인 투자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올랐다. 수도권 PB 고객들은 안정적인 투자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부동산과 채권에 대한 선호가 증가한 반면 펀드, 주식 등은 선호도가 축소됐다.

주택경기 하락 가능성에도 PB 고객들의 부동산 투자 선호도는 지난해(49.2%)에 이어 올해(52.9%)도 높았다. PB 설문조사는 KB국민은행 수도권 PB를 중개업소 조사와 동시에 진행됐다.

PB 고객인 고(高)자산가들은 수익형 부동산 구입에 대한 상담을 가장 많이 요청했으나 작년에 비해서는 상담이 감소했다. 올 들어 보유부동산 처분 상담이 16.4%에서 23.5%로 증가했다. 특히 일반아파트 처분 상담(2017년 25.9%→2018년 1분기 37.3%)이 대폭 늘어났다. 이는 다주택자들의 주택매도 문의가 급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8년 KB부동산 보고서. (자료=KB금융그룹)
올해 주택시장 이슈 ‘역전세·갭투자’ 리스크 부각

올해 주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정부 정책으로는 중개업소와 PB 모두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으로 대표되는 대출규제가 선정됐다. 다만 PB들은 보유세 강화의 영향을 중개업소보다 높게 평가했는데 이는 고자산가로 구성된 PB고객들이 보유세 강화에 더 민감할 것으로 본 까닭이다.

전체 가구의 16%는 거주 이외 주택 보유, 거주 외 1주택 보유가구의 7%는 차입금만으로 주택을 구입했다. 거주 외 주택 보유가구는 전체의 15.9%를 차지하고 최근 5년간 자가가구의 주택 투자가 증가했다. 본인의 실거주 목적 외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15.9%(자가가구의 18.4%, 전월세 가구의 12.2%)를 차지했다.

지난 2012년과 비교하면 전·월세 가구 중 거주 외 주택을 보유한 가구는 2.6%포인트 감소한 데 반해 자가가구 중 거주 외 주택을 보유한 가구는 3.8%포인트 올라 자가에 거주하면서 추가로 주택을 구입한 가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 외 주택 보유가구 중 약 88%는 주택 한 채만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중 전·월세 가구의 71%, 자가가구의 77%가 자금을 차입해 거주 외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부동산 시장 주요 이슈로는 ‘역전세와 갭투자’ 리스크가 부각됐다. 재계약이 도래하는 전세물량과 입주가 많은 경기지역 역전세난 발생 가능성이 예상된다.

올해 재계약 시점이 도래하는 전세물량과 입주물량을 분석한 결과 화성·남양주·용인 등 경기 지역에서 역전세난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전국 아파트 전세 재계약물량(39만8000호)의 31.4%에 해당하는 12만5000호가 경기 지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화성·남양주·용인 등은 신도시와 대규모 단지 입주로 전세공급도 많아 역전세난 발생 가능성이 높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줄어들며 소자본으로 주택투자가 가능한 갭투자가 확산됐지만 양도세 중과 등 정부규제 강화로 주택매매 차익을 통해 수익을 내는 갭투자의 이점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KB경영연구소는 “매매가격이 하락할 경우 갭투자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올려 받은 전세금을 이용해 주택을 다수 구입한 경우 손실이 크게 확대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차인도 보증금 반환이 지연되거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KB경영연구소는 이밖에도 △이슈의 중심에 선 재건축시장 △아파트 분양시장 호황과 차별화 △심화되는 지역 부동산시장 양극화 △오피스텔 투자수요의 지속가능성 △강화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시장 영향을 올해의 이슈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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