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안전한데" 대진침대 방사능 논란, 업계 대응 '비상'

업계 1·2위 에이스·시몬스 나란히 "유해물질 없다" 밝혀
업계 "대진침대, 방사능 유출될지 몰랐을 것"
가격 경쟁 심화로 희토류 넣는 침대 사실상 없어
"대진침대는 스프링식" 라텍스 침대 반사이익 기대도
  • 등록 2018-05-16 오전 11:25:46

    수정 2018-05-17 오후 7:51:05

(그래픽=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에이스침대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특정 유해물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 측정시험 결과 안전한 것으로 판명됐습니다.”(에이스침대 홈페이지)

“시몬스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특정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습니다.”(시몬스침대 홈페이지)

방사능 유출로 문제가 된 대진침대를 두고 침대업체들은 불똥이 튀랴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업체들은 제품은 물론 “대진침대와 상관이 없다”며 선긋기 중이다. 국내 점유율 각각 1·2위 업체인 에이스침대(003800)·시몬스침대는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사항까지 올리며 이번 사건의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사능 피폭선량, 기준치 최고 9.3배

업계는 대진침대가 음이온 방출 ‘파우더’를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사용하고 홍보하다가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업체들은 음이온 파우더 자체를 사용하지 않고 공법도 다르기 때문에 반사이익도 노리는 중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15일 대진침대 매트리스에 대해 라돈과 토론(라돈의 동위원소)으로 인한 연간 피폭선량을 평가한 결과 방사능 피폭선량이 기준치의 최고 9.3배(연간 1mSv 초과 금지)에 이른다는 2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원안위는 대진침대의 7종 제품을 수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들 제품은 그린 헬스2·네오그린헬스·웨스턴슬리퍼·뉴웨스턴슬리퍼·2014년 이후 생산된 네오그린슬리퍼와 모젤·벨라루체 등이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10일 대진침대 뉴웨스턴슬리퍼 모델에 대해 연간 피폭선량을 평가한 결과 법에서 정한 기준치 이하(0.5mSv)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같은 모델의 연간 피폭선량이 7.60mSv라며 결과를 뒤집었다. 원안위 발표가 달라진 것은 2차 조사에 매트리스 구성품인 스펀지 에코폼과 에코 메모리폼 등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스펀지 없이 속커버에 대해서만 조사했다. 그린헬스2의 경우 연간 기준치의 최고 9.35배에 달했다. 이는 흉부 엑스선 촬영을 100번 할 때 피폭선량과 맞먹는 수치다.

라돈은 우라늄(U-238)이 붕괴할 때 생성되는 국제암연구센터 지정 1급 발암물질이다.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진침대는 1959년 설립된 대진스프링사가 모태다. 국내 최초 침대전문업체로 꼽힌다. 미국 침대 브랜드 썰타와 기술제휴를 맺고 ‘대진썰타’라는 브랜드로 1980~1990년대 급성장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에이스침대와 시장 1·2위를 다퉜지만 경쟁사들에 밀려 판매가 급감, 2000년대 이후 주요 백화점에서 잇달아 철수했다. 썰타 브랜드도 2002년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에게 넘겼다.

연 1조원 시장으로 추정되는 국내 침대시장에서 대진침대의 매출액은 꾸준히 줄어 지난해 63억원 및 점유율 1% 미만에 머물렀다. 에이스침대(2060억원)와 시몬스침대(1732억원) 등 전통의 침대 강호와 함께 코웨이(021240)(2000억원) 등 렌털업체, 한샘(009240)(890억원), 현대리바트(079430)(500억원) 등 침구업계 신흥강호 등에 비하면 영향력 또한 미미한 상태다.

이번 사태를 두고 업계는 우선 방사능 검증 과정이 없었던 대진침대에 일차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희토류(음이온 파우더)에서 방사능이 검출될지는 대진침대에서 생각조차 못했을 거라는 게 업계 중론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진침대가 음이온을 광고한 게 십수년은 된 이야기”라면서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생활물품에 대한 방사능에 대한 개념도 제대로 안 잡혔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요즘 대부분 침대에서 친환경인증을 받는다”며 “하지만 방사능은 관련 항목에 들어가 있지도 않고 이런 이슈가 나올 걸로 생각했을 사람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텍스 침대업계, 반사이익 기대도

불똥은 다른 업체들로 번졌다. 당장 시몬스침대만 해도 과거 “음이온이 방사되는 첨단 내장재를 사용했다”는 내용으로 마케팅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시몬스 관계자는 “대진침대에 들어가는 희토류와는 전혀 다른 성분”이라면서 “방사능에 안전한 제품”이라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대진침대를 제외하고 음이온을 사용하는 제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침대협회 관계자는 “초고가 제품을 제외한 일반 침대 제품은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며 “비싼 희토류를 침대 소재에 넣는 업체는 없다”고 설명했다.

라텍스 침대를 생산하는 업체는 반색 중이다. 방사능이 검출된 침대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프링 방식 침대이기 때문이다. 라텍스 침대는 천연소재를 이용해 마치 붕어빵처럼 매트리스를 찍어내는 형태다. 희토류가 들어갈 가능성 자체가 없는 것. 라텍스 침대를 생산하는 업체 관계자는 “대진침대 사태를 계기로 ‘스프링 소재에서 방사능이 나왔다’라는 인식이 번질 경우 라텍스 침대는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진침대 측은 공식 홈페이지에 이를 공지하고 지난 8일부터 리콜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작업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터라 교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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