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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했다. 오후 2시쯤 이 후보가 당사에 들어오자 의원과 선대위 당직자들은 입구부터 연단까지 양열로 이 후보가 걸어 들어오는 길을 만들었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 넥타이`를 맨 이 후보는 무거운 표정으로 당직자들에게 한 사람 한 사람 일일히 악수했다. 눈을 마주보고 애써 웃으며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그 동안 당직자들의 박수는 5분간 이어졌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훌쩍이는 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는 이 후보를 비롯, 송영길 대표, 이낙연 상임총괄선대위원장,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과 선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 대다수가 참석했다. `부상 투혼`을 이어간 송 대표는 머리에 파란 골무 모자를 쓴 채 당원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당직자들 앞에 선 민주당 지도부들은 눈에 초점을 잃은 채 이 후보와 함께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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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마지막 인사말을 하기 위해 입을 떼기 전 깊은 숨을 들어마시고 마음을 가다듬는 모습을 보였다. 손으로 마스크를 만지며 꺼내기 힘든 말을 힘겹게 내뱉는 듯 했다. 이 후보는 “모든 책임은 저 이재명에게 있다. 제 부족함을 탓하시되 이분(선대위와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격려해주고 칭찬해달라. 그게 진심이다”라고 강조하듯 눌러 말할 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송 대표는 눈물이 고인채 바닥을 내려보고, 우 본부장은 천장을 바라보며 애써 눈물을 참아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당선 소식에 축하를 전할 때도 이 후보는 “모든 것은 다 제 부족함때문”이라며 침울해있는 당직자들에게 사과를 전한 바 있다.
선대위에서 후보 비서실에서 일한 자원봉사자 윤소정씨도 실무자 대표로 마이크를 잡았다. 울음이 가득차 떨리는 목소리가 느껴졌다. 윤씨는 “어제는 패배했지만 오늘은 패배를 털고 내일 더 큰 싸움을 이길 준비를 하겠다”며 “후보님 뒤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했다. 윤씨가 연설할 때 이 후보와 송 대표, 우 본부장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후보는 당사를 나가는 마지막까지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나갔다. `이재명 화이팅`, `저희는 이재명만 믿었다`, `응원한다`라는 말에 악수로 화답했다. 이 후보는 당분간 칩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