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숨 들이쉰 이재명…`눈물바다` 된 해단식서 `울컥`

10일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해단식
`파란 넥타이` 맨 이재명 무거운 표정으로 악수
이재명 "모든 책임 제 탓…진심이다" 눈시울 붉혀
지도부 `울컥` 눈물 참아내…당사 나가며 박수갈채
  • 등록 2022-03-10 오후 3:30:15

    수정 2022-03-10 오후 3:30:15

[이데일리 배진솔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하며 10일 선대위는 해체돼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 이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후 251일 동안의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 듯 선대위 해단식은 눈물바다가 됐다. 이 후보는 무거운 어깨로 차분히 지지자들의 격려를 받으며 당사를 빠져나갔다.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했다. 오후 2시쯤 이 후보가 당사에 들어오자 의원과 선대위 당직자들은 입구부터 연단까지 양열로 이 후보가 걸어 들어오는 길을 만들었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 넥타이`를 맨 이 후보는 무거운 표정으로 당직자들에게 한 사람 한 사람 일일히 악수했다. 눈을 마주보고 애써 웃으며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그 동안 당직자들의 박수는 5분간 이어졌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훌쩍이는 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는 이 후보를 비롯, 송영길 대표, 이낙연 상임총괄선대위원장,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과 선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 대다수가 참석했다. `부상 투혼`을 이어간 송 대표는 머리에 파란 골무 모자를 쓴 채 당원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당직자들 앞에 선 민주당 지도부들은 눈에 초점을 잃은 채 이 후보와 함께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마지막 인사말을 하기 위해 입을 떼기 전 깊은 숨을 들어마시고 마음을 가다듬는 모습을 보였다. 손으로 마스크를 만지며 꺼내기 힘든 말을 힘겹게 내뱉는 듯 했다. 이 후보는 “모든 책임은 저 이재명에게 있다. 제 부족함을 탓하시되 이분(선대위와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격려해주고 칭찬해달라. 그게 진심이다”라고 강조하듯 눌러 말할 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송 대표는 눈물이 고인채 바닥을 내려보고, 우 본부장은 천장을 바라보며 애써 눈물을 참아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당선 소식에 축하를 전할 때도 이 후보는 “모든 것은 다 제 부족함때문”이라며 침울해있는 당직자들에게 사과를 전한 바 있다.

송 대표는 0.73%포인트 차로 패했지만 역대 최고 득표율이라는 성과에 대해 언급하며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우리 모두가 뛰어서 역대 최고의 득표율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동지들 노력의 결과다. 가장 선두에서 뛰어온 이 후보의 노력에 다시 한번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선대위에서 후보 비서실에서 일한 자원봉사자 윤소정씨도 실무자 대표로 마이크를 잡았다. 울음이 가득차 떨리는 목소리가 느껴졌다. 윤씨는 “어제는 패배했지만 오늘은 패배를 털고 내일 더 큰 싸움을 이길 준비를 하겠다”며 “후보님 뒤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했다. 윤씨가 연설할 때 이 후보와 송 대표, 우 본부장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후보는 당사를 나가는 마지막까지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나갔다. `이재명 화이팅`, `저희는 이재명만 믿었다`, `응원한다`라는 말에 악수로 화답했다. 이 후보는 당분간 칩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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