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벨라루스 안 갔나...무장반란 수사 지속에 종적 감춰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사진=AP 통신)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벨라루스로 망명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행방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관련 보고서에서 “24일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난 프리고진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ISW에 따르면 러시아 매체 RTVI는 프리고진측 공보기관이 이 매체에 “프리고진이 안부를 전했다”고 했다. 또 그가 정상적인 소통이 가능해지면 모든 질문에 답할 것이라고 밝혀왔다고 주장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지난 23일 러시아군 수뇌부를 겨냥한 무장 반란을 일으켜 모스크바로 진격했으나 전날 벨라루스의 중재로 약 36시간 만에 반란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프리고진은 이후 벨라루스 망명을 결정했고, 마지막으로 그의 모습이 포착된 것은 24일 밤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할 때였다.

애초 프리고진은 무장반란을 멈추고 벨라루스로 망명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러시아의 최우방국인 벨라루스에서는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보복으로부터 생명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때문에 프리고진의 잠적은 확실한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모처에 몸을 숨기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이미 러시아 당국에 의해 제거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과 일간 코메르산트는 26일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이 맡은 프리고진의 무장반란 혐의 관련 수사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이 프리고진에 대한 수사를 공식적으로 중단하지 않았다고 해도 합의가 뒤집힌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행정절차상 지연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ISW는 “바그너 그룹 무장반란의 후폭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합의가 어떻게 이행될지,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전적으로 이를 준수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