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최근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금리가 3.5%대에 근접, 사실상 기준금리 수준을 그리는 가운데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 금리가 4bp(1bp=0.01%포인트)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여전히 풍부한 MMF(머니마켓펀드) 자금 수요 대비 CD 발행이 적은 만큼 수요가 몰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올해 CD91일물 금리 추이. 단위는 %(자료=금융투자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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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D 91일물 고시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bp 내린 3.58%를 기록했다. CD 금리는 지난달 28일 3.64%를 기록한 이래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다 이날 4bp 급락했다. 이 같은 낙폭은 지난해 4월12일 5bp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이 같은 CD 금리 하락세는 자금이 몰린 MMF의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MMF 잔액은 올해 초 171조원에서 지난달 초 212조원까지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MMF는 수시입출금식 초단기 채권형 펀드로 듀레이션(현금흐름 가중평균만기)이 75~120일인 만큼 단기금융상품 위주로 투자하는데 CD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나아가 지난해 4월부터 금융당국이 MMF 총자산 중 CD, 국채, 통안채, 현금 등 안정적 자산을 30% 초과해서 담을 경우 ‘시가평가’를 면할 수 있게 한 점도 MMF의 CD 편입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다만 이 같은 CD 투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자산운용사 MMF 운용역은 “3개월짜리라 6월 분기말에 환매 대응하기도 좋은데 금리도 최근 시장 대비 나쁘지 않은 레벨이라 수요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3월 분기말까지 매수 대기 자금이 많았는데 발행이 없는터라 물건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CD 투자 수요는 이어지는데 은행권이 CD와 은행채 등을 예전처럼 발행하지 않는 만큼 당분간 CD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 실제로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의 경우 사실상 기준금리인 3.50%대에 근접, 이날 거래된 오는 5월 말 만기도래분 중금채와 산금채는 3.523%, 3.529%에 각각 거래된 바 있다.